'고무줄'유명 제품..달아보고 사야 하나?

[포토]표기보다 부족한 생활용품 속출..개봉하면 보상 불가

2010-11-02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포장에 표기된 것보다 용량이 부족한 상품이 시중에 유통돼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화장품 식품 음료 주류등 액체 상태의 경우 대부분 대기업 제품이고 소비자들이 특별히 용량을 별도로 점검하지 않는 다는 점 때문에 용량부족 상품이 나돌아도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용량 부족 상품을 구입했을 경우 미개봉 상태에서  구입처 또는 제조사로부터 교환 및 환불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제품을 개봉하면 이미 사용했는지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보상이 어렵다.


자주 구입하는 상품의 경우 가끔씩이라도 용량을 확인해보자

◆ 화장품, 몇번 바르지 않았는데 텅 비었어~


경상북도 구미의 이 모(여.39세)씨는 지난해 12월 홈쇼핑에서 LG생활건강의 한방화장품 4종 세트를 구입했다.

이 씨는 그동안 몇번 사용하지도 않았던 에센스 40ml짜리가 최근 동이 나자 실제로 용량이 모두 채워졌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분명히 40ml면 더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이 씨는 화장품 용기를 부숴봤다. 그랬더니 내용물을 담는 용기는 정작 눈꼽만했다.그나마 양이 다 채워졌는지 의심스러웠다.

이 씨는 "홈쇼핑 측에 화장품 내용물이 적게 들었다고 항의하자 '새 제품을 보내주면 될 것이 아니냐'고 얕보는 태도를 보였다"며 분개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새롭게 제품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에센스가 아예 펌핑이 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에센스 내용물은 꽉 채웠지만 펌프 길이가 너무 짧아서 내용물이 나오지 않았던 것.

그러나 LG생활건강 측은 "진공펌프라 길이가 짧아도 에센스가 나올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 씨가 처음 구입한 제품을 사용한 기간이 있기 때문에 당시 판매한 것이 내용물을 적게 넣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간혹 불량 진공펌프가 내장된 제품이 판매될 수 있으나 최대한 불량제품이 나오지 않도록 공정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맥주 높이가 왜 1cm 낮지?


강원도 원주의 송 모(남.31세)씨는 지난 15일 친구들과 맥주집에서 평소 즐겨 마시던 오비맥주의 ‘카스 후레쉬’ 병맥주를 주문했다.송 씨에 따르면 다른 친구들은 모두 하이트맥주 제품을 주문했지만 자신만 카스를 주문했다고 한다.

종업원이 500ml 병을 갖다 줬는데 이상하게도 맥주의 채워진 높이가 낮아 보였다.  이상하게 여긴 송 씨가 같은 제품을 추가로 주문해 비교해 봤더니 했더니 먼저 주문한 맥주 높이가  1cm가량 적다는 것을 확인했다.

송 씨는 “오비맥주 소비자 상담실에 이상한 제품을 발견했다고 연락했더니 다음날 저녁 회사 측에서 찾아왔다. 물건을 확인시키고 ‘왜 이런 일이 있냐’고 물어보니 1cm정도 적다고 인정은 하면서도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맥주 용량이 다른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어떠한 설명이나 사과도 받지 못했고, 이상제품 교환 등의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송씨는 불만스러워했다. 신고한 맥주를 회수하지도 않고 ‘본사에 보고한 뒤 연락을 준다’는 말만 남기고 돌아갔다고.

송 씨는 “회사 직원이 다녀간 다음날 내내 연락이 없다가 저녁에야 ‘슈퍼마켓에서 1병 사다가 바꿔 주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오비맥주 본사에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는데, 마치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할 건데’란 식으로 말투여서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오비맥주 측은 간혹 맥주 용량이 적다는 항의가 들어오기는 하지만, 송 씨의 경우 직원의 초기대응이 미숙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송 씨가 신고한 맥주제품은 사진으로 봤을 때 정상이고, 오히려 왼쪽 병맥주가 더 들어간 것 같다”며 “그러나 이 정도로 맥주 용량에 차이가 있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입 과정에서 맥주가 더 들어가거나 탄산이 빠져서 용량이 많은 제품이 유통될 수 있다”면서도 “현행 식품위생법상 ±3% 용량 허용기준치를 적용하고 있는데 송 씨가 지적한 제품의 경우 이 기준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30ml 적은 어린이우유 ‘눈 가리고 아웅?’

서울 구로구의 김 모(여.29세)씨는 지난 6월부터 3년간 주문하기로 한 어린이우유 제품 중 일부가 30ml나 용량이 부족한 불량제품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아이를 위해 성장에 좋다는 A사의 어린이우유(유통기한 2010년7월19일까지)를 시켜 먹고 있는데, 2달도 지나지 않아 2번이나 용량이 차이나는 제품을 배달받았다”고 분노했다.

김 씨가 주문하는 제품은 성장추출물, DHA, 락토페린 등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제품의 용량은 180ml로 표시돼 있는데 한번은 30ml나 적은 제품이 배달된 것.

김 씨는 “지난 7월 중순께 우유가 평상시 보다 가벼운 느낌이 들어서 우유병에 담아 봤더니 150ml밖에 안되더라. 1~2ml 차이나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무려 30ml나 차이가 났다.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얼마 전 금요일에는 주말치까지 우유 3개를 넣어줬는데 그 중 1개가 또 150ml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실제 용량보다 30ml 적은 제품이 배송될리가 없다면서도, 앞으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