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좋아하면 이런 덤터기..예방과 대응 요령

2010-09-30     유성용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이벤트에 당첨됐다며 공짜로 공회전제한장치 및 스마트키를 설치해준다는 이야기에 솔깃했다가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이 소비자는 방문판매 업체 직원들의 판매 술수를 낱낱이 공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부산 문현동의 김 모(남.29세) 씨는 지난 7월 뜬금없이 이벤트에 당첨 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새로운 가게를 열었다는 이들은 김 씨에게 홍보 이벤트에 당첨됐으니 공회전제한장치(ISG)를 무료로 장착해 준다고 말했다고.

이어 이 장치를 사용할 경우 연비를 20% 이상 절약할 수 있다는 안내와 함께 모 방송사의 아이디어에 가치를 부여하는 프로그램 등 방송에 여러 차례 소개된 적 있다고 설명했다.

기기 값이 무료인데다 연비까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 김 씨는 설치를 허용했다. 스마트키도 함께 설치 받기로 했다.

한참 설치가 이뤄지고 있던 중 한 직원이 갑자기 관리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1년 관리비가 24만원 가량 나오며, 관리기간 내 무상출장 AS 및 기기 업데이트 등의 관리가 이뤄진다는 것.

이때만 해도 ISG를 설치하는 게 이득일 것이라 생각해 관리비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그러나 곧 관리비는 10년 치를 한 번에 납입해야 한다는 안내가 뒤따랐다.

김 씨는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1년 약정 기간 동안 사용을 하고 맘에 안 들면 언제든지 해약이 가능하다'는 계약 조건을 강조하더라"며 "20% 절약되는 연료비를 환산해 얼마가 이득인지를 조목조목 설명하더라"고 설명했다.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말에 계약을 하기로 했더니 이번에는 현금결제를 하면 40여만원이 할인된 190만원만 내면 된다고 했다.

직원은 다른 사람들의 계약금이라며 수백만원의 현금이 든 봉투와 계약서를 보여주기까지 했다.

현금이 없다고 하자 이번에는 카드론 결제를 권유했다. 이자가 들겠지만 절약되는 연료비로 충당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김 씨는 "당시에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계약한 좋은 조건을 안내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돌이켜 보면 절대로 신용카드 결제를 하지 못하게 온갖 수를 썼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계약을 마치고 김 씨가 받아든 계약서에는 지금껏 구두로 설명된 내용이 적혀있지 않았다.

직원은 자세한 내용이 담긴 계약서는 일주일 뒤 우편으로 보내준다며 자리를 떴다고 한다.

설치 한 달 뒤 스마트키 경보기가 오작동을 일으켰다. AS를 신청을 했지만 주말이라는 이유로 출장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며칠 뒤 출장서비스를 받았지만 일주일 만에 또 오작동이 발생했다. 김 씨는 ISG 또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결국 김 씨는 품질에 대한 불만족을 표시하며 계약해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씨는 "8월 말에 또 다시 오작동이 발생해 인근 카센터를 찾아 스마트키 및 ISG를 떼 내려고 했지만 '복잡한 구조라 쉽지 않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검증되지도 않은 기계를 무턱대로 장착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전화 연락이나 직장방문 등을 통해 무상으로 ISG를 장착해 준다는 권유에는 가급적 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10년 관리비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챙긴 뒤 업체가 부도를 내거나 잠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에 의해 장착할 경우 계약조건을 꼼꼼히 살핀 뒤 반드시 신용카드 할부 결제를 해야 추후 문제 발생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