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유정란' 냉장유통 안하면 변질위험"

2010-10-06     윤주애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일반 무정란(계란)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유정란 제품이 변질된 채로 판매돼 소비자가 이의를 제기했다.

유정란은 일반적으로 무정란 보다 온도변화에 민감해 날씨가 따뜻할 경우 냉장보관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소매상이 유정란을 상온에 보관한 채로 판매하고 있어 변질의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강원도 원주의 박 모(남.50세)씨는 좋은 계란을 먹으려고 했다가 속만 상했다.

박 씨는 지난 20일 집 근처 마트에서 A농원의 방사 유정란(유통기한 2010년10월16일까지)을 3천500원에 구입했다. 평소 즐겨 찾던 유정란보다 A농원 제품에 농장 그림이 상세히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그날 저녁 계란을 요리해 먹은 뒤 나머지 제품을 냉장고에 보관했다.

몇 시간이 지난 뒤 박 씨는 배가 아팠지만 계란 때문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계란을 깼을 때 노른자 색깔이 좋지 않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박 씨는 "그날 밤 집에 있던 약을 먹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다음날 계란을 깨서 요리를 하려니 썩은 냄새가 진동해서 먹을 수 없었다. 다른 계란들도 냄새가 나고 썩은 상태였다. 분명히 유통기한이 한 달 가량 남은 것을 확인하고 구입했는데 썩어 있어서 황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씨는 "그동안 유정란을 먹어왔지만 이번처럼 썩은 경우가 없어 A농원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더니 '우리는 방사란이니까 닭들이 아무데나 낳은 것이다. 방사 유정란이니까 그렇게 될(변질될) 수도 있다'는 무성의한 말만 들었다"고 분노했다.

결국 박 씨는 계란을 구입한 판매처로부터 3천500원을 환불받았지만 A농원의 무성의한 태도에 불쾌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A농원 측은 박 씨가 연락한 당일 직접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런 폭우로 농장이 물에 잠겨 움직일 수 없었을 뿐 무성의하게 대응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A농원 관계자는 "우리 농원은 닭을 가둬 키우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좁은 우리에 닭을 가둬 키워 얻는 달걀과 비교할 게 못된다. 닭들이 길가에 알을 낳은 것도 포함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변질될 수 있다. 이런 경우 구입금액의 환불 및 새제품으로 교환해주고 있으며, 박 씨의 경우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연락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사 유정란은 우리에 가둬 키우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닭이 낳은 계란이다. 유정란은 영양가가 높고 친환경적이라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란의 품질 변화는 저장기간 동안 온도, 습도, 취급방법 등에 따라 다른데, 특히 유정란의 경우 무정란 보다 쉽게 상하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는 날씨에는 냉장 상태에서 유통.판매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