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으로 은행 수신고 감소
2010-10-03 임민희 기자
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9월 말 현재 703조9천990억원으로 전월말보다 2조9천177억원 감소했다.
월중 감소폭으로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이다.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지난 6월 말 707조4천815억원이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석 달 간 3조4천825억원 줄었다.
이는 채권 금리 급락으로 예금 이자가 낮아지면서 예금자의 인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일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3.26%로, 사상 최저 수준이던 2004년 12월7일의 3.24%에 육박했다.
시중금리에 연계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등 시장성 예금은 90조458억원으로 2조350억원 줄어들면서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요구불예금과 펀드 잔액도 각각 170조413억원과 69조7천875억원으로 1조839억원과 1천685억원 줄어들면서 석 달째 감소했다. 다만 정기예금은 2조7천191억원 증가한 338조8천852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은행의 원화대출은 지난달 말 현재 644조4천834억원으로 2조8천892억원 증가하면서 1월 이후 9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기업대출이 347조2천581억원으로 2조407억원, 주택담보대출은 193조5천420억원으로 9천273억원 늘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주가가 상승하고 있어 은행에서 이탈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지 주목된다.
지난 8월 말 12조원대였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말 14조원대로 진입했고 개인들이 주식 매입을 위해 증권사에서 빌리는 신용거래 융자잔액은 연중 최고치인 5조1천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총수신이 각각 2조7천417억원과 1조2천885억원 줄었지만, 신한은행은 1조1천249억원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신한은행은 정기예금이 2조1천200억원 늘어나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증가를 주도했으며 펀드 잔액도 3천200억원 늘어났다. 시장성 예금도 4천203억원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원화대출도 시중은행 중 최대폭인 1조3천745억원 증가해 지난달 수신은 물론 여신 영업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은행은 원화대출이 6천13억원 줄어들면서 5개 은행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배임 및 횡령 의혹을 둘러싼 내부 갈등과 검찰 수사가 영업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자평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태가 은행 영업력이나 수익성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