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겸용카드 남발 여전"..외국서 사용 12% 불과

2010-10-11     김미경 기자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해외겸용카드의 87%는 외국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사철(한나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국정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현재 국내 소비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겸용카드 8천71만장 가운데 국내에서만 사용된 카드는 7천46만장(87.3%)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신용카드사들은 외국에서 사용된 해외겸용카드의 비율 12.7%에 불과한데도 국내전용카드보다는 해외겸용카드 발급에 더욱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용카드 1억1천187만장 가운데 국내전용카드의 비율은 3천116만장으로 27.9%에 불과하다. 

신용카드사들이 해외겸용카드를 발급하면서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지급한 로열티는 올해 상반기만 총 975억6천700만원에 달했다. 해외겸용카드 로열티 지급액은 2007년 1천231억5천100만원, 2008년 1천699억2천700만원, 2009년 1천855억2천800만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사철 의원은 " 카드사들이 해외겸용카드 발급에 적극적인 이유는 국제 브랜드가 국내카드사에 지급하는 인센티브 때문"이라며 "로열티는 결국 고객들의 지갑에서 나오는 돈이기 때문에 때문에 국내카드사 입장에선 수백억원의 로열티를 고스란히 이익으로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브랜드가 지난해 국내 4개 전업카드사에 지급한 인센티브 총액은 284억5천300만원으로 지난 2008년(211억7천100만원)에 비해 34.4% 상승했다.

이 의원은 "해외겸용카드 소지자들은 해외사용액이 아닌 국내사용액에 대해서도 해외카드사에 0.025~0.12%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연회비도 국내전용카드에 비해 많이 낸다. 고객이 로열티를 모두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카드사들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부담없이 해외겸용카드를 남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