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3인방 감정의 골 풀리나?

2010-10-12     임민희 기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1일 신상훈 사장과 전격 회동을 가져 앞으로 신한 사태를 풀 수있는 실마리가 마련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조기 귀국해 사태 수습에 나서기로 한 만큼 신 사장과 이 행장 간 면담 성사 가능성도 관심거리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라 회장과 신 사장은 11일 오전 면담을 하고 조직 안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로 음해하고 있다는 오해를 풀기 위한 대화도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 사장은 "라 회장과 머리를 맞대고 조직 안정을 위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협상이 결렬된 이후 냉각기에 접어든 두사람의 관계가 어느정도 회복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특히 11일 저녁 이 행장이 해외출장 일정을 단축하고 조기 귀국하면서 신 사장과 이 행장 간 갈등이 완화될지도 주목된다.

이 행장은 해외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가져야 하는 라 회장을 대신해 신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일정을 단축해 11일 저녁 8시 귀국했다.

이 행장은 금융당국에 대한 소명과 국정감사 준비 등 현안 처리 외에도 조직의 조기 안정을 위해 신 사장과의 관계 개선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는 신한금융 `3인방'(라 회장, 신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간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단기간에 합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행장은 신 사장이 자진해서 사퇴하면 검찰 고소를 취하하고 신 사장 측 요구에 협조하겠다는 견해이지만, 신 사장은 본인과 이 행장의 동반 퇴진이 관철되면 라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양측이 합의하더라도 금융당국과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3명 모두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라 회장은 후계구도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현직을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내달 초 금융당국이 직무정지 상당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면 현직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신 사장은 법적인 명예회복을 원하고 있지만, 검찰이 각종 증거를 찾아내 신 사장을 기소할 경우 은행 측의 협조도 도로아미타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라 회장이 전날 기자들에게 "(고소 취하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한 데 이어 신 사장도 라 회장과의 면담 이후 "지금 고소 취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양측도 고소 취하나 동반 퇴진에 대한 합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