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매각 2년째 답보상태..장기 표류할까

2010-10-13     임민희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대우조선해양(사장 남상태)이 2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매각작업이 장기 표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8년 매각가격이 6조3천억원을 호가하며 인수․합병(M&A) 시장의 대형 매물로 주목 받았고, 한때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 등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입찰보증금 3천150억원만 떼일 위기에 처한 채 물러났다.

이후 유력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포스코(회장 정준양) 역시 최근 대우조선 인수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대우조선 매각작업이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찬밥' 신세로 전락한 데는 '조선주'에 대한 주가하락과 조선 경기침체 등의 영향이 크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2년 전 7조원대였던 자산가치가 최근들어 3조원대로 떨어지는 등 예전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조선시황이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인수가격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를 선뜻 인수하겠다는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화그룹과 포스코 측은 현재까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사실 등에 비추어 향후 조선경기 등의 시장 상황에 따라 인수 참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매각가치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회사자체의 브랜드와 건실성 등이 높다는 점에서 가격이 좀 더 하락할 경우 인수를 희망하는 제3의 업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 민유성 행장은 언론에 "조선 시황이 회복되고 있고 전망도 나쁘지 않다"며 "상황에 따라 연내 매각공고 등 임기내(내년 6월)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완료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을 외국기업 등에 팔기 보다는 국민주 방식을 통해 독립회사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31.26%) 측은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산업은행 김윤태 실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작업은 현재 알려진 내용 외에는 특별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실장은 2년째 매각작업이 표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미 언론을 통해 제기된 부분으로 더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경제계는 대우조선해양이 한화, 포스코 등 대기업은 물론 국내기업 중 자금여력을 갖춘 인수대상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각작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인수희망자 발굴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