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게 비지떡' 대형마트는 위해식품 전시장?

설대목 앞두고 판 식품서 썩은 고기, 쇳조각, 파리, 개미떼 나와

2007-02-15     백상진 기자
“대형 할인점에서 파는 식품은 꼼꼼히 확인하고 구입하세요.”

설날을 앞두고 이마트, 코스트코, 홈플러서 등 대형 할인점이 부패한 고기, 쇳조각이 들어간 가공육, 개미가 우글대는 뱅어포, 파리가 들어간 살코기 통조림 등 ‘위해식품’을 유통시키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소비자 김 모 씨는 일요일인 지난 12일 코스트코 서울 양재점에서 수입생고기를 구입했다. 월요일 저녁 먹으려고 꺼내보니 고기가 부패되어 있었다.

바로 코스트코 고객센터에 신고했지만 “그냥 냉동보관후 반품하라”고 할 뿐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김 씨는 “금액이야 얼마되지 않지만 혹시나 모르고 먹었을 경우를 생각하면 끔찍하다”며 “유통과 품질에 대한 관리책임이 있는 할인점이 이렇게 관리를 할 수 있느냐”며 항의했다.

주부 구 모 씨는 지난해 연말 갈아서 만든 고기인 ‘너비아니’를 이마트에서 샀다. 프라이팬에 익혀 먹는 중 교수인 남편이 쇳조각으로 보이는 이물질로 이빨이 깨지는 봉변을 당했다.

간단할 줄 알았던 치아의 치료가 2달 가까이 지속됐다. 처음에는 몇 번 봉했다가 통증이 심해져 신경치료를 받았고, 나중엔 결국 크라운을 씌웠다.

구 씨는 “아직 치료가 끝난 상황이 아니어서 어떠한 협의나 요구를 하지 않았는데, 제조업체가 너무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같아 너무 놀랐고 화가 나기도 한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또 소비자 이 모 씨는 지난달 21일쯤 홈플러스에서 뱅어포를 구입했다.

그런데 그 안에 개미가 우글거렸다. 수백마리는 되어 보였다. 더군다나 유통기한(2006년 10월 17일)이 무려 3개월이나 지난 제품이었다. 지금도 포장을 뜯지 않고 있다.

이 씨는 “이런 물건을 팔 수 있느냐. 기가 막힌다. 아직도 개미가 우글거린다. 속이 메스껍다”고 호소했다.

살코기 통조림에서도 이물질이 나왔다. 소비자 한 모 씨는 지난달 8일 저녁 이마트 인천점에서 D사의 ‘살코기 장조림’을 샀다.

남편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던 도중 통조림 내용물인 꽈리꼬추 안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파리였다.

그 회사 게시판에 글을 남겼더니 다음날 전화가 오고, 다다음날 직원이 찾아왔다. 자기네 생산과정에서 파리가 나왔는지, 집에 있는 파리가 들어갔는지 테스트해보겠다고 했다.

테스트한 결과 회사의 실수라고 인정한뒤 “죄송하다”며 참치세트를 가지고 왔다.

담당직원의 말이 더 가관이었다. “철가루 그런 건 행정처분 받는데, 파리가 나오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라며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야기했다.

한 씨는 “식품회사라고 하면 첫째도 둘째도 위생인데, 믿을만한 기업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면 분노할 일”이라며 “얼마나 공장의 환경이 비위생적이면 파리가 날아다니다가 우리 입까지 올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