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 부유물이 '둥둥'~ 먹어도 될까?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부유물이 떠다니는 맥주를 마셔도 괜찮을까.
맥주회사에 가장 빈번하게 제기되는 클레임 중 하나가 부유물이 떠다닌다는 내용이다. 맥주는 단백질과 수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품질유지기간인 6개월이 지난 뒤에는 단백질이 응집될 경우 덩어리진 이물처럼 보일 수 있다.
문제는 투명해야 할 맥주가 제조된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는 경우가 간혹 있어 소비자들을 불안케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광역시 부평의 유 모(남.29세)씨는 지난 주말 즐겨 마시던 맥주를 먹다가 구토를 할 뻔 했다.
유 씨에 따르면 지난 11일 아버지 생신이라 부모님, 형님, 형수 등 온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A사의 맥주(1.6L페트병)'를 마시다가 이상한 물질을 발견했다. 한 달 전에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해당제품 여러개를 구입해 냉장보관했지만, 그 중 3병에서 침전물을 확인했다는 것.
유 씨는 "식사를 마치고 맥주를 마시다가 보니 이상한 물질이 나오더라. 벌써 마셨던 맥주병과 아직 먹지도 않은 맥주병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이물질이 둥둥 떠다녔다. 병 밑바닥에 잔뜩 가라앉아 있었는데, 맥주를 마신 형수님이 구토와 복통으로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씨는 "전에도 같은 제품을 마시다가 이런 적이 있었는데 '100% 보리로 만들어서 이런 침전물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서 넘어갔다. 하지만 그 뒤로 이 문제가 전혀 개선이 안된 것 같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이런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해 A맥주 측은 유 씨가 만나기를 거부하고 있어 해당제품의 로트번호를 확인조차 하지 못했다고 밝혀왔다.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맥주에 들어있는 미세한 단백질과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뭉치는 경향이 있는데, 대부분 6개월간의 품질유지기한이 지난 상품이라고 한다.
A맥주 관계자는 "아직 유 씨를 만나지 못해 제품에 문제가 있는지 자세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며 "자사에서 침전물이 발생한 제품을 회수하고, 신선한 맥주만 시판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간혹 유통과정에서 침전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 씨는 "해당 제품은 2010년 7월에 생산됐는데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부유물이 생긴 것"이라며 "보건당국에 조사를 의뢰해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 등 맥주업체들이 이 같은 부유물 논란에 계속 휘말리는 탓에 지난해 5월부터는 품질유지기한이 도입된 바 있다.
품질유지기한이란 최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보통 캔맥주와 병맥주는 제조일로부터 1년까지, 페트병 맥주는 6개월로 설정돼 있다. 맥주제품 표면에 살펴보면 제조일자와 품질유지기한이 표시돼 있다.
사실 맥주는 주성분이 단백질과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단백질이 응고되는 현상이 발생해 부유물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투명한 맥주에 부유물이 발생한 것은 제품 변질이 시작되거나 진행중이라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에 '정상제품'으로 보기 힘들다.
변질이 아니더라도 유통 및 보관환경에 따라 정상적인 상태의 맥주라도 부유물이 나타날 수 있다. 맥주를 차갑게 마시기 위해 냉동고에 보관했거나, 차가운 냉장고에 장시간 넣어뒀을 경우 동결혼탁으로 인해 부유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