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노조, “현대건설 인수에 한푼도 못줘”

2010-10-22     김문수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 김문수 기자] 현대건설(사장 김중겸)을 인수하기 위한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과 현대그룹(회장 현정은)간의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현대그룹에 한대건설 인수자금으로 ‘한 푼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 추진 과정에서 계열사인 현대증권이 재무 부담을 안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 간의 현대건설 인수전은 지난 9월 24일 현대건설 채권단이 매각 공고를 내면서 본격화됐다. 3일 뒤 현대자동차그룹이 입찰 참여를 선언한데 이어 현대그룹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

이와 관련해 현대증권 노조는 현대그룹의 M&A(인수 합병) 추진 과정에서 재무 부담을 지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성과급 문제 및 그룹의 M&A 방침과 관련한 집회를 가진데 이어 오는 29일 현대증권 본사 사옥에서 또 한 번의 대규모 집회를 계획 중이다.

현대증권 노조 관계자는 22일 “현대건설 인수 문제는 우리가 참견할 부분이 아니다”면서도 “단지 이 과정에서 현대증권의 자금이 새어나갈까 우려될 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 측과 맞서고 있는 노조의 집회 이면에는 성과급에 대한 불만도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현대증권 관리직 성과급은 기본급의 50%로 지난해보다 5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그룹에 엄청난 액수의 돈을 전달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 그러나 실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대증권 노조 관계자는 “임금문제 등으로 현대그룹 대표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우리 노조는 현대건설 인수과정에서 현대증권의 돈이 들어가는 것을 반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금융계 일각에서는 어느 기업이든 초대형 건설사를 무리하게 인수할 경우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어 현대건설 인수에 과도한 돈을 쏟아부을 수 만도 없는 상황이다.

실제 2006년 11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6조 원이 넘는 막대한 인수 자금을 무리하게 끌어들여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그러나 이후 대우건설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급기야 그룹 전체가 휘청거린 계기가 됐다. 금융계가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누가 자금동원력이 높은지에 관심을 집중 시키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