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설비투자 활기..사상 첫 1조 돌파
2010-10-24 김문수 기자
제조업 부문의 생산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대기업의 투자 확대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중소형 업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코스닥시장의 신규시설투자 공시(상장폐지 기업 제외, 자율공시 포함)는 총 74건, 금액으로는 1조5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시설투자 공시 5천165억원의 갑절에 달하는 규모다.
현행 공시 규정상 상장 기업은 자기자본의 10% 이상(자산총액 2조원 이상은 5% 이상) 또는 1천억원 이상의 신규 시설투자나 시설 증설 등을 결정했을 때 이를 공시해야 한다.
코스닥 시설투자 공시는 경기 호황기였던 2007년 8천88억원에 달했지만 2008년말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에는 급감했다가 올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분기별로는 1분기 3천114억원, 2분기 4천10억원, 3분기 2천565억원 등 분포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시설투자 공시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거래소 측은 설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2007년 코스닥사였던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이 9천억원대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까지 포함하면 당시 시설투자 공시가 1조8천811억원에 달했지만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됐다"며 "순수한 중소형 코스닥사 기준으로는 올해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올해 시설투자는 정보기술(IT) 장비·부품업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이뤄지고 있다.
터미널 운영.부동산 개발업체인 서부T&D[006730]가 단일 공시로는 가장 많은 1천400억원의 시설투자에 나선다.
이어 풍력업체인 용현BM[089230] 603억원, 반도체 레이저 장비업체인 이오테크닉스[039030] 540억원, 방송콘텐츠업체 SBS콘텐츠허브[046140] 395억원, 반도체 장비업체 아이피에스[051820] 391억원 순이다.
또 SKC솔믹스[057500]는 태양전지와 관련해서만 두 차례에 걸쳐 602억원의 시설투자를 공시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활동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들어서는 이들 업체와 협력관계에 있는 코스닥 업체들이 설비투자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김평진 스몰캡(중소형주)팀장은 "중소 설비.부품업체는 대기업 시설투자 또는 가동률과 맞물리기 마련"이라며 "최근엔 IT와 자동차, 플랜트 등 고르게 투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봉원길 대신증권 종목전략팀장은 "IT 사이클상 작년 상반기에 이뤄져야 하는 투자분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올해 뒤늦게 투자된 부분도 있다"며 "작년 말부터 중국 수요가 늘면서 투자가 빠르게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