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은 죽음의 마취제? 의사단체 "향정약 지정 반대"
일명 '죽음의 마취제'로 불리고 있는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의 오남용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향정신성 의약품 지정에 대해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당국은 뒤늦게 프로포폴을 향정약으로 지정해 까다롭게 사용토록 한다는 방침이나, 의사단체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9월 말 프로포폴의 항정신성 의약품 지정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르면 내년부터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 사용내역 등을 장부에 의무적으로 기록하는 등 보다 관리를 까다롭게 할 방침이라고 표명했다.
의사협회는 "검사와 시술시 마취 등의 목적으로 유용히 쓰이고 있는 프로포폴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하면 오히려 환자의 불편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프로포폴의 항정약 지정을 반대했다.
문제는 프로포폴이 일반인 뿐 아니라 살인적인 스케쥴을 소화해야 하는 유명 연예인, 나이가 어린 연예인에도 '잠 자는 약' '비타민주사' 등으로 투여된다고 알려진 부분이다.
그나마 의사 2명은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자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에 접근해 환자를 모집하고 '프로포폴'을 투여한 사실이 확인돼 구속됐다. 적발된 병원 2곳에서는 4개월 동안 90여 명이 시가 10억원이 넘는 '프로포폴'을 투약받았다고 알려졌다. 이중 여럿은 중독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프로포폴의 오.남용 사실이 확인돼 처벌을 받은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지난해 3월 전신마취에 비해 수면마취가 환자의 고통을 줄여준다는 목적으로 간단한 시술에도 프로포폴 등을 처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목한 바 있다. 프로포폴의 순기능을 잘만 사용하면 되지만, 이를 돈벌이에 악용하는 일부 의료인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이후 식약청은 프로포폴의 국내 남용사례와 팝스타 마이클잭슨의 사망이 프로포폴 남용에 의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면서 오남용 예방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그럼에도 프로포폴에 중독된 딸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한 소비자는 "정부는 프로포폴로 돈벌이를 하고, 아이들이 중독돼 죽어가고 있는데도 팔짱만 끼고 있다"고 울부짖었다.(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