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운동화는 18만원짜리 '짚신'"

에어 부분 쉽사리 망가지고 수리도 불가능..취급 요령

2010-11-05     유성용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에어가 들어간 고가 나이키 운동화의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들끓고 있다.

일상에서 특별한 충격 없이 착용했음에도 에어 부분 하자가 쉽사리 발생한다는 것.짚신만도 못하다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에어 하자의 경우 대부분이 소비자 취급 부주의로 치부돼 보상받기도 여의치 않다.

제품의 특성상 AS조차 불가능하기에 하자는 곧 폐품을 의미하게 된다.


나이키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충격 분산 장치인 '에어솔'의 내구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그만 충격에도 손쉽게 훼손된다는 것.

소비자들은 "판매 전 내구성이 약해 취급이 까다로운 것에 대한 사전 안내가 있었다면 취급 부주의라는 말을 들어도 덜 억울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에어맥스 운동화는 실내용?

용인시 상하동의 최 모(남.27세)씨는 지난 1월 나이키 에어맥스 운동화를 18만원에 샀다.

최근 빗길을 걷던 최 씨는 걸을 때마다 운동화에서 '삑삑' 소리가 나는 것을 알게 됐다. 자세히 살펴보니 운동화 밑창 뒤에 있는 에어 부분이 찌그러져 있었다.

구멍이 생겨 바람이 빠졌고 그 사이로 물이 들어가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난 것이었다.

최 씨에 따르면 나이키 측은 에어맥스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소비자 과실에 따른 하자라는 답변을 했다. 자신도 모르게 압정 등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상적 생활환경에서만 착용했고, 처음에는 한쪽에서만 소리가 나더니 지금은 양쪽 다 구멍이 났는지 소리가 난다"며 "에어 터질까 걱정돼서 신고 다니기야 하겠나. 자갈도 피해야 할 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열받으면 풍선껌으로 변신

진해시 청안동의 박 모(여.34세)씨는 이번 여름휴가 며칠 동안 차 안에 나이키 에어맥스를  벗어뒀다가 신발을 망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신발 뒤꿈치 쪽 에어 부위가 풍선껌 불 듯 볼록하게 부풀어 올랐기 때문.

나이키 측은 여름철에 뜨거워진 차량의 실내 열기로 인한 파손으로 소비자가 보관을 잘못한 과실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구입 3개월 만에 벌어진 일에 박 씨는 황당하기만 했다.

<에어솔 내부에 습기가 차있다>


진공이라더니 습기가 웬말

충남 연기군 이 모(여.27세)씨는 올 초 에어맥스 03 모델을 구입해 신은 지 2주 만에 AS를 맡겨야 했다. 에어에 습기가 찼기 때문.

이 씨는 "완벽한 진공 상태가 유지돼야 하는 에어솔의 습기는 제품 하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시에 거주하는 임 모(남)씨 또한 에어맥스를 구입한지 3개월 만에 에어가 터져 걸을 때마다 나는 소리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 했다.

나이키 측은 소비자 취급 부주의 판정을 내렸다. 임 씨는 수선비용을 부담하겠다며 AS를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에어솔은 수선이 불가능하다는 게 이유였다.

※에어솔 제품 이렇게 착용해야

나이키가 설명하는 에어솔 운동화 취급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1. 고온에 의한 팽창, 저온 상태에서의 충격, 급격한 온도변화(난방기구), 밑창마모, 염분, 화학물질 및 기름에 의한 노출 등으로 인하여 에어솔이 파손 될 수 있다.
2. 에어는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시키는 쿠션 장치로 이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3. 노출된 에어솔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하면 파손 될 수 있으며 축구, 족구 등의 운동을 삼가하고, 못, 철사 등 뾰족하고 날카로운 물건으로부터 멀리해야 한다.

4. 본인의 발 치수에 적당한 사이즈의 신발을 착화하지 않을 시 에어솔의 상태가 변형될 수 있다.

5. 밑창의 마모가 심할 경우(중창노출) 에어가 파손될 수 있다.

6. 에어솔의 파손은 수리가 불가하니 상기 주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