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때 선택관광 거절하면 '벌금'"

무조건 참여 안하면 온갖 수모..여행사"우린 몰라~가이드 탓"

2010-11-10     유성용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선택 관광을 거절하면 해외 패키지여행이 스트레스여행으로 전락할 수 있어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선택 관광을 거절했다가  강제 퇴출 돼 국제 미아가 될 뻔 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듣도 보도 못한 벌금을 내는 경우도 발생한다. 여행사 측은 현지 가이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소비자는 불편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기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소비자들은 "말만 선택 관광이지, 무조건 참여해야 하는 강제 관광이나 다름 없다"고 불만을 토하고 있다.

패키지여행이란 여행업자가 주관해 행하는 단체 여행으로 미리 정해진 관광 여정에 따라 각종 교통편과 숙박 시설, 기타 편의 시설 이용과  비용 따위를 일괄해 여행사에서 관장하는 여행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만큼 여행일정에 선택 관광이라는 옵션이 포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연합뉴스.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


◆선택 관광 거부했다 국제 미아 될 뻔!?

대전 오류동의 박 모(남.55세)씨는 지난 9월 추석연휴 당시 하나투어를 통해 4박5일 일정으로 떠난 중국·홍콩 여행 중 미아가 될 뻔했다.

현지 가이드가 민속촌 관람, 발 마사지 등의 선택 관광을 요구했고, 박 씨가 이를 거절하자 관광버스에서 하차시켰기 때문이다. 선택 관광을 거부한 관광객은 10여명 정도였고 이들은 졸지에 중국 한 복판에 내려져 국제 미아 신세로 전락할 뻔했다.

신변에 이상이 생겨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라고 강요당했다고.

박 씨가 거절한 선택 관광비용은 공연입장료와 마사지 비용을 합쳐 20여만원이었다.

다행히 여행사 측과 원만한 합의를 이뤄 일행들과 함께 여행을 마칠 수 있었으나 박 씨는 황당함을 금할 수 없었다.

여행사 측은 박 씨의 요청에 따라 해당 여행상품을 폐지키로 결정했다.

◆선택 관광 거부하면 호텔에 감금?

서울 신천동의 송 모(여.33세)씨는 지난 8월 자유투어를 통해 태국 푸켓 3박5일 여행을 다녀왔다.

도착 첫날 송 씨는 현지 가이드로부터 한 사람당 200달러의 선택 관광을 강요받았다. 남편과 아이 등 3명 분 70여만원이 넘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송 씨는 선택 관광은 거절했다. 그러자 가이드는 어른 분만 받는다며 벌금으로 50달러씩 100달러를 내라고 종용했다.

다음 날 선택 관광 참여를 거부한 송 씨에게 부당한 처우가 행해졌다.

가이드는 피피섬 방문 일정에서 송 씨 가족을 제외했다. 아이가 배 멀미를 심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여행 내내 호텔에 갇혀 스트레스만 받아야 했다는 게 송 씨의 설명이다.

◆패키지여행 일정은 가이드 기분 따라?

거제시 신현읍의 성 모(남.64세)씨는 지난 4월 형제 등 22명과 한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으로 4박5일간 중국여행을 다녀왔다.

가이드는 첫 날 견학하기로 돼있던 박물관을 사전 양해 없이 생략했다. 둘째 날은 당초 한 곳만 선택 관광하기로 돼있었으나 4군데의 명소를 돌며 선택 관광하지 않으면 셋째 날 대부분을 호텔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황당한 통보를 했다.

마지막 날에는 일정에도 없는 쇼핑을 두 번이나 해야 했다.

한국에 돌아온 성 씨는 여행사 측에 항의했지만, 모든 책임은 현지 가이드에게 돌아갈 뿐이었다. 패키지 상품은 여행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으로 현지 일정상 불가피하게 가이드 재량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소비자 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소장은 "여행업표준약관(국외여행)과 소비자기본법 등에 따르면 현지 일정상 불가피하게 순서를 바꾸는 것 외에 당초 계약과 달리 여행일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여행업자는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소비자는 전체 여행경비 대비 손해율(10%~20%)을 따져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최 소장은 "지난 4월 일정에 없던 선택 관광 중이었다면 여행사 잘못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의 일부를 여행자 또한 져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바 있다"며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