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좋은 레이저 시술.."120만원짜리가 뭐 이래?"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피부과에서 레이저시술을 받은 소비자와 병원 측이 치료효과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모공관리를 위해 피부과를 찾았다가 여드름 흉터치료가 시급하다는 의사 말만 믿고 시술을 받은 소비자가 헛되이 돈만 날렸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병원 측은 피부가 좋아졌다고 반박했다.
경상남도 창원의 신 모(여.42세)씨는 서울에 사는 아들이 A피부과를 다녔지만 치료효과가 없다고 판단, 환불과 보상을 요구했다.
신 씨에 따르면 아들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피부과에서 프락셀 레이저시술 4회를 받았다. 하지만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
신 씨의 아들 문 모(20대)씨는 "모공을 축소시킬 시술을 받으려고 생각했는데, 여드름 흉터자국이 모공보다 시급하다며 프락셀 레이저를 추천해줬다. 여드름 흉터자국과 모동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어서 피부결이 잡히고 100%는 아니지만 많이 호전될 것이라는 말만 믿었는데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문 씨는 4번째 시술을 받았지만 치료효과를 만족할 수 없어 문의했지만 '피부 특성상 한번에 좋아지지 않고 서서히 좋아진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마지막 시술 후 3~4개월이 지나도 차도가 보이지 않아 A피부과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특히 문 씨는 "여드름 흉터로 인한 붉은기가 없어졌는데, 그게 프락셀 레이저의 효과라고 했다"며 "솔직히 여드름이 많이 나는 문제로 병원을 방문한 것도 아니고, 여드름을 제거하기 위해 프락셀 레이저시술을 받은 것도 아닌데 황당했다"고 말했다.
문 씨는 "당연히 좋아졌어야 할 여드름 흉터자국과 모공은 지금 봐도 거의 그대로인 상태인데도 A피부과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치료했다고 환불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A피부과에서는 문 씨가 프락셀 레이저시술을 4번밖에 받지 않았는데도 눈에 띄게 치료효과를 봤다고 반박했다. 시술 전 사진과 최근 촬영한 사진을 비교하더라도 붉은기를 잡아주고 왼쪽 볼 부위의 경우 모공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A피부과 관계자는 "분명히 문 씨도 "내 사진이 맞냐?"며 예전 얼굴상태를 보고 놀라워 할 정도로 치료효과가 있음에도 환불을 요구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게다가 문 씨에게 '100% 치료효과'를 장담한 적이 없었는데 막무가내로 환불을 요구하고 있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말에 치료비를 깎아줘 120만원(30만원*4)에 프락셀 레이저시술을 해줬는데, 지금에 와서 '치료효과'를 운운하며 환불을 요구하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문 씨에게 환불 대신 프락셀 레이저시술 1회를 무료로 해준다고 했는데도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씨처럼 피부과에서 레이저시술을 받은 이후 치료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런 경우 레이저시술 등 의료시술 특성상 치료효과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단순히 '효과가 없다'는 결과만 가지고 환불을 받기는 어렵다.
단 사전에 피부상태 등에 따른 치료효과 및 부작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효과만을 강조해 시술을 받도록 했다면, 설명의무 소홀 또는 채무불이행 등을 객관적으로 증명해 환불 등을 요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