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노사 '현대건설 인수 엇박자' 지속

2010-11-12     김문수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김문수기자]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증권(사장 최경수)이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계속해서 내홍을 겪고 있다.

현대증권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사측의 현대건설 인수 참여 결정을 반대하는 가운데 사측은 현대건설 본입찰 참여를 공식화해 노사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본입찰 마감이 임박해서까지 노사가 엇박자를 보이면서 '현대건설 인수전'의 또다른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노조는 현대건설 인수 참여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 8월 19일 현대증권 이사회가 현대건설 입찰 참여를 결정한 직후부터 시위를 벌여왔다. 그룹의 현대건설 인수과정에서 계열사인 현대증권의 자금이 이용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

그 일환으로 지난달 12일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 앞에서 현대증권 인수 참여반대 시위를 한데 이어 지난달 29일엔 여의도 현대증권 본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현대건설 인수자금 조달 과정에서 현대증권을 동원하는 것은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게 노조 측의 입장이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집회에서 “지분법 규제상 계열사 지분을 5%밖에 인수하지 못한다고 해도 현대증권에서 나가는 자금이 3000억원 이상이 될 수 있다”며 “현대증권은 그룹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자금을 쏟아 부을 만큼 여유롭지 않다”고 지적했었다.

이런 가운데 현대증권 측은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건설 본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현대증권 노사 간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노조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집회 날짜가 잡히지는 않았지만 집회 및 1인 시위 등을 통해 인수 참여에 대한 반대의견을 끝까지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 인수전이 현대그룹(회장 현정은)과 현대차그룹(대표 정몽구)간 2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행장 래리 클레인) 등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는 오는 15일 본입찰을 마감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본입찰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현대그룹의 핵심 자금줄중 하나인 현대증권이 노사간 마찰을 빚으면서 현대그룹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