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품 판매 '메뚜기 쇼핑몰' 주의보
절반가 이하 폭탄세일로 낚은 뒤'먹튀'..경찰조사 나서
법원경매품을 시중 가격 절반 이하로 판매한다며 소비자를 끌어 모은 인터넷 쇼핑몰이 며칠 사이에 종적을 감춰버리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짧은 기간 발생한 피해액만 1억원에 이르며 특수 상황을 이용한 유사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거주하는 최 모(여. 31세)씨는 지난 달 27일 평소와 같이 인터넷 서핑을 즐기다가 눈에 띄는 사이트 하나를 발견했다.
사이트 이름은 ‘치프바이’(www.cheapbuy.co.kr)로 LCD TV, 노트북, 세탁기 등 유명 회사의 가전 제품을 일반 중고가의 절반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자는 사이트를 통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법원경매품을 확보해 시중가 보다 훨씬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접한 최 씨는 평소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32인치 LCD TV를 18만원에 샀다.
결제가 끝나자 출고 날짜(11월 1일)와 도착 예정일(11월 2일)까지 안내하는 문구가 나와 최 씨는 횡재했다는 기분으로 인터넷 창을 닫았다.
하지만 도착 예정일이 지나도 물건이 오지 않자 최 씨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사이트에 접속해 봤지만 며칠 만에 홈페이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미리 확보해 놓은 전화번호로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결번이라는 안내만 되풀이 됐다.
뒤늦게 사기라는 사실을 직감한 최 씨는 인터넷에서 ‘치프바이’로 검색해 보니 그 사이 비슷한 피해자가 만든 카페가 개설돼 있었다.
‘치프바이 사기꾼들 꼭잡아요’란 명칭의 네이버 카페에는 현재 최 씨와 비슷한 피해자 300명 이상이 가입돼 있고 이들의 피해액을 추산하면 약 1억원에 이른다.
최 씨는 “첫날 둘째 날에는 다들 희망적이었으나, 아직 뭐 하나 해결된 것이 없어 점점 의욕이 사라지고 있다”며 “사기꾼을 꼭 잡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비슷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이를 알리기로 결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경찰 신고를 통해 피해자들이 입금한 농협 계좌를 추적한 결과 전북 군산의 한 농협 지점에서 계좌가 개설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군산경찰서 사이버수사대의 한 수사관은 “동시에 발생한 피해자가 워낙 많아 정식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현재 수사 대상자를 압축해 가고 있는 과정이지만 사건 특성상 범인을 잡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개인거래 등과 관련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심쩍을 경우 결제전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사업자등록 번호를 조회해 보거나 ‘서울전자상거래센터’, ‘더치트’, ‘마스킥’ 등 불법 판매자들의 정보가 등록된 사이트에 접속해 판매자의 이름, 연락처, 계좌번호 등을 검색해 보는 것도 피해 방지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