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대박모델 "위력 실감"

2007-02-25     헤럴드경제
‘휴대폰 대박 모델의 위력, 웬만한 대기업 매출액보다 많네!’

지난해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실적 보면 그야말로 ‘대박폰’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전 라인업에 걸쳐 막대한 공급물량을 앞세운 세계 1위의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를 제외한 업체들의 실적은 결국 대박폰에 의해 좌우됐다.

레이저 열풍이 시들해진 모토로라는 실적이 악화됐고, 워크맨폰의 인기를 앞세운 소니에릭슨의 실적은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노키아에 비해 그 규모에서 크게 밀리는 국내 업체들의 실적 관건도 대박폰의 탄생 여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대박폰의 위력을 국내 코스닥 기업들의 연 매출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인지 실감할 수 있다.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가 발간한 ‘2005년 코스닥 상장법인경영인명록’에 따르면 국내 코스닥 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은 약 681억원.

지난해 국내 휴대폰 판매량은 대략 1600만대~1700만대 수준이다. 금액으로 환산을 보면 1대당 평균 30만원이라고 했을 때 5조원시장이 된다.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신제품수가 대략 100여종이라고 추산을 하면 1개 모델 평균 17만대의 판매가 이뤄져 5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스닥 기업들의 1년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히트폰은 코스닥 기업 몇개, 특히 글로벌 히트폰은 웬만한 대기업 매출액을 능가한다. 팬택계열의 경우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한 모델은 IM-S110(K). 출시가격 50만원 중반대의 이 제품은 국내에서만 34만대 팔렸다.

휴대폰 가격이 몇 개월이 지나면 낮아진다는 것을 감안해도 이 제품 하나로 약 1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닥 기업 2개를 합쳐놓은 매출보다 높은 수치다.


전세계 글로벌 히트작의 경우 그 매출액은 국내 웬만한 상장 대기업의 매출을 넘어선다. LG전자는 약 800만대 가량 판매된 초콜릿폰 한 제품으로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모토로라는 레이저폰을 세계시장에서 7000만대 가량 판매했는데, LG전자의 지난해 전체 휴대폰 출하대수(6400만대)와 매출액(8조원)과 맞먹는 규모다. 소니에릭슨은 워크맨폰 한 모델만 1700만대를 팔았다. 금액으로 따지면 이 제품 하나로 조단위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지난해말 기준 각각 300만대 가량 판매된 삼성전자의 울트라에디션 12.9(D900),패션 슬라이드폰(E900)의 매출액도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 제품들은 모두 현지에서 300~450 유로의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적게는 1000억원에서 조단위의 매출을 기록한 히트 제품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제품이 개발비와 마케팅비용 등 투자비 조차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공통된 고민거리도 매출과 이익률 두 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는 대박폰을 지속적으로 탄생시켜 하락하는 수익률을 끌어 올리는데 있다. 과연 올해는 어떤 모델이 웬만한 대기업 및 코스닥기업 3~4개 업체의 매출 실적보다 많은 매출액을 기록, 효자 노릇을 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kr)

출처: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