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M&A 시장의 '로또'인 이유
하나지주와 산은지주 등이 '외환은행' 인수에 군침을 흘리는 것은 왜일까. 이유는 자명하다.
금융계에 따르면 무엇보다 외환은행의 가장 큰 강점은 덩치는 크지 않지만 부실이 적고 실속 있는 알짜배기 은행이라는 점이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 측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외환은행을 매각할 요량으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이 은행의 '상품가치'를 최상으로 유지해 온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다른 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관련 부실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외환은행이 국내 대표적인 '클린 뱅크'로 후한 평가를 받는 것도 이때문이다.
다시말해 론스타측은 외환은행 매각시 부실채권으로 인한 건전성시비가 일지 않도록 고액 연봉의 리스크관련 전문가를 채용해 은행의 건강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 왔다는 게 금융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지난 9월말 현재 외환은행의 자산은 116조2천억 원으로 규모는 작지만 자산건전성 제고와 수익력 강화, 비용구조 효율화 등에 주력하면서 경쟁력을 갖춘 내실있는 은행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791억원 증가한 2천9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기도 했다.
외환은행의 또다른 강점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외국환 매매 및 거래은행으로 외화환전 수수료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지주나 산업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외화환전 수수료 부문 시장 점유율을 50%수준까지 끌어올려 이 분야 국내 최고의 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특히 우리의 경제구조상 수출이나 대외 교역은 계속 증대될 수 밖에 없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금융기관은 환전수수료부문에서 향후 더 큰 수익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환은행의 또다른 특징은 전통적으로 기업금융기반이 강하다는 점이다. 외환은행은 1967년 당초 외국환거래와 무역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 특수은행으로 설립됐다가 1989년 한국외환은행법이 폐지되면서 일반은행으로 전환했다. 외환은행은 여전히 외국환 전문 은행이란 점에서 우리은행 및 산업은행등과 함께 대기업 거래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은 여기에다 국내외 지점망(354개, 해외 49개)까지 넓어 소매금융기반도 확고히 갖추고 있다.
하나지주(자산규모 200조원)는 인수자금 부담과 특혜시비 등 뒤탈(?)이 우려되는 우리금융을 무리하게 인수하기 보다는 외환은행처럼 '작지만 경쟁력 있는 은행'을 인수해 '규모'확대와 '내실'보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산은지주의 경우도 계열 산업은행의 지점수가 40여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수신기반을 일거에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하나지주와 산은지주 모두 외환은행 인수에 군침을 흘리는 것도 이같은 외환은행 특유의 강점때문이라는 게 금융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