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후 2은행 체제 유지

2010-11-25     임민희 기자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승유)이 외환은행 지분 인수를 확정지음에 따라 향후 자금조달 방법과 외환은행과의 통합과정 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25일 외환은행 지분 51.02%를 4조6천888억원에 인수키로 계약했다. 앞으로 최종 대금 결제일인 3월말까지 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2조원 정도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나머지 자금은 지주회사 회사채 발행,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자금조달이 얼마나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 지와 현재 외환은행 임직원 등이 하나금융 인수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며 집회를 여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어 인수․통합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하나금융, 내년 2월 자금조달 윤곽, 3월초 대금결제 완료

김종렬 하나금융지주 사장(사진) 등 하나금융그룹 임원단은 25일 외환은행 지분 인수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환은행 지분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하나금융 주가가 20%이상 상승하는 등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는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에 대한 정보수집을 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정확한 윤곽이 나오려면 내년 2월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자금조달 여부는 주가나 금리의 흐름, 환율의 변동 등을 봤을 때 내년 2월과 3월이 가장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감독당국에서 얘기하는 최소한 재무적 비율을 지키는 선에서 조달방식을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일각에서 자금조달을 위해 계열사인 하나대투증권을 매각한다는 소문에대해서도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하나대투증권 매각은 리스백 형태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 운용 등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최종 대금결제 시기에 대해서는 "론스타와는 3월말 이전으로 합의했지만 감독당국에서 외환은행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편입이 결정되는 2월말이나 3월초 쯤 대금지급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6일로 예정된 우리금융에 대한 입찰(LOI)을 내지 않기로 했으나 향후 지주사 포트폴리오상 보험사 인수․합병(M&A)은 검토할 수 있음도 시사했다.

"통합시너지 극대화, 구조조정은 미미할 것"

김 사장은 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문제와 관련해 "론스타로부터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 자격을 얻은 것으로 외환은행이 지주회사로 편입 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가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기구, 가칭 '시너지창출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측은 하나은행의 강점인 가계금융과 PB, 자산관리, 증권, 보험부문과 외환은행의 강점분야인 기업금융, 수출입금융, FX, 해외영업 부문에서 상호 중복되는 부분이 거의 없어 업무 시너지의 극대화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두 은행이 합쳐질 경우 통합영업수익 1천410억, 서비스 부분에서 540억원 등 1천950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업무, 고객, 지역별 중복 부문이 미미해 구조조정 규모나 인원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구조조정 규모와 임금체계 문제에 대해 "과거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서울은행은 합병이었지만 이번에는 외환은행 브랜드 가치를 그대로 가져가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극히 일부에 그칠 것"이라며 "외국환이나 FX 등 돋보적인 성과를 낸 부분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겠으나 일반 직원들의 급여는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과 관련해 "하나금융이 갖고 있는 진정성, 열린 인사 원칙을 외환은행 직원들이 이해해 줄 것으로 본다"며 "외환은행의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한다면 외국계 은행보다는 국내 금융기관의 인수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론스타의 과세논란 부분과 관련해 하나금융 측은 "원천징수 의무를 하나금융지주이 지게될 경우 지명도있는 외국계 은행에서 지급보증 받기로 얘기됐다"며 "과세규모는 인수가 4조6천888억원의 11%, 이자차익의 22%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