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家 결혼…정상 그룹간 협력 신호탄?

2010-11-29     양우람

삼성그룹과 LG그룹 일가의 두번째 결혼식이 28일 치러져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구자용 E1 부회장 겸 LS네트웍스 회장의 장녀 희나씨와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의 장남인 정국씨가 결혼을 함으로써 범삼성가와 범LG가가 두번째 사돈을 맺게 된 것이다.

두 그룹은 지난 1957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 차녀 숙희 씨가 LG그룹 구인회 창업주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결혼, 첫번째 인연을 맺었었다.

이번 두 그룹간의 결합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눈길을 끌만하다.

일단 혼맥에 관한한 복잡(?)하지 않았던 이건희 회장의 범삼성家가 범LG家와 사돈관계를 맺었다는 점이다. 이 회장의 대기업 사돈이라고 해봐야 대상 정도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나마 이재용 부사장이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인 임세령씨와 이혼하면서 단절됐다.

이런 상황에서 부인 홍라희 여사의 동생이요 이 회장의 처남이 LG가와 인연을 맺었다는 것은 평소 혼맥에 관한한 담백했던 이건희 회장을 감안할때 이번 두 집안의 결혼은 여느때보다는 부각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게다가 첫번째로 인연을 맺었던 1957년과는 달리 현재 두 그룹 위상도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서 비교도 안되게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 그룹간의 결혼이 특별히 와닿는 이유는 최근 두그룹이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는 점에서이다.

LG그룹의 핵심인 LG전자는 미국 애플사의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비즈니스 생태계에 재빨리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지난 3분기에 무려 1천8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엔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나마 갤럭시폰과 갤럭시탭을 발빠르게 출시,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지만 애플의 순익률에는 역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어느 정도 동병상련 입장인 두그룹이 이번에 먼발치로나마 화학적 결합을 하게됨으로써 정보공유 등 여러가지 면에서 협조관계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 처남이 결혼하는 것을 두고 삼성가와 인연을 맺었다고 보기에는 무리란 시각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가와 LG가가 급변하는 글로벌환경에서 어떤 행보를 펼쳐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