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다른 아파트, 입주예정자들 부글부글

2010-12-07     양우람 기자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경기도 광주시 탄벌지구 경남아너스빌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새 집으로의 이사를 앞두고 있으면서도 마음이 착찹하다.

입주 예정일이 내년 1월로 코앞에 다가와 있지만 그동안  수차례 제기한 여러 문제점들이 시정되지 않은 채 공사가 끝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 시공사와 시행사 측은 입주자들의 민원에 대해 상황을 오해한 과민반응이라고 일축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현재 협의체를 구성하고 각종 민원을 공사 현장에 전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양 측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6일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시공사인 경남기업은  전체 분양면적에 문화재 부지를 포함 광고해오다 관련법과 충돌이 생기자 공사 과정에서 뒤늦게 계획을 수정했다.

이 때문에 주택 가치가 떨어지고 부지 총면적이 좁아지면서 아파트 동간 간격도  짧아져 일부 층의 일조권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 입주자들의 주장이다. 

문제의 부지는 광주시 탄벌동 556-1번지로 반경 500미터 거리에 사적 314호가 있어 활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입주 예정자 남 모씨는 “경남기업이 문화재 부지를 포함하고 있는 땅을 구입하고 나중에 활용에 문제가 되자 아파트에 포함해야 할 600~800평의 땅을 빼고 시공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남기업 측은 일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계약서에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시행사인 인아건설 측은  “계약서 18조에 ‘1단지 북서쪽 556-1번지는 사업부지에 포함되지만, 실공사 및 주민들의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사용할 수 없음’이라고 명기돼 있다”라며 “건축물 및 옹벽 구조물 등을 당초보다 축소하여 계획했지만 문화재보호법 관계규정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아파트 동간 거리는 문화재 부지와 상관없는 것으로 관련 법령에 맞게 계획됐다”고 전했다.  

나아가 부지를 입주민들의 공동 텃밭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광주시 문화공보담당관실과 협의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입주자들의 불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땅 밑의  송전선로가 업체의 설명과 달리 아파트 밑을 지나가게 됐다는 것.

남 씨는 “분양 당시 송전선로 지중화를 약속했고 실제 이루어지고 있지만 문제는 송전선로가 아파트 아래로 지나가는 것”이라면서 “누가 자기 발밑으로 수십만 볼트가 흐르는 전원선을 밟고 다니길 원하겠는가?”라고 불쾌해 했다. 

인아건설 관계자는  “송전선로는  아파트 지하가 아니라 진입로인 대로 3-4호선과 중로 2-1호선에 매설되며  아파트로부터 80m이상 떨어진 위치”라면서 “‘대로’, ‘중로’ 등의 표현은 관청에서 도로공사 내용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문서에서도 사용하는 일반적인 표기법”이라고 답했다.  

분양 당시 입주와 동시에 인근 초등학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약속도 실현 여부가 불투명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경남기업과 시행사 측은 처음 선정한 부지에 경사도 등의 문제가 있어 행정기관의 승인이 반려되는 바람에 2차 부지 선정이 늦어져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벌원초등학교 현장은 지난 2009년 9월 관계법에 따라 학교 부지로 승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씨는 “만약 초등학교 개교가 이렇게 늦어질 줄 알았다면 아파트 구입을 고려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부지가 변경됐다면 입주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서둘렀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밖에 공사 과정에서 녹슨 철근이 발견됐다는 점, 곳곳에 갈라진 옹벽이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선 부실 공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시행사 측은 “지하층 골조공사 특성상 공사기간이 길어 철근에 녹이 발생되고 있지만 민원 내용처럼  부스러질 정도의 철근은 전혀 없었다”면서 “외부 전문시험기관에 의뢰해 관련규정에 일치하는지 여부를 시험했고 광주시청에 전혀 이상 없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옹벽 균열 관리 역시 관련 규정에 의해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