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부건설,입주민에 왜 '뭉칫돈' 쐈나?

날림공사 항의에 "'살기 좋은 아파트'상 받아야 하니 제발~"

2010-12-09     류세나 기자

"동부건설은 고객중심 경영을 지향합니다."


동부건설이 엇나간 방식으로 자사 비전인 '고객사랑'을 실천해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동부건설의 주택사업 브랜드인 '센트레빌'에 대한 날림공사 의혹을 제기한 일부 입주세대에 대가성 돈다발을 건넸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


특히 이번 금품 살포가  모 언론사의 '살기 좋은 아파트상' 수상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 작업이란 의혹이 제기돼  비난 여론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는 대우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등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지은 아파트에 대한 불만이 줄을 잇고 있지만 금품살포로 입주민을 입막음 했다는 제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 엇나간 고객사랑…'날림공사' 주장에 돈으로 입막음(?)


8일 경기도 진접 센트레빌시티 입주민 한 모(여.35세)씨 등에 따르면 동부건설 측은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한씨의 통장계좌로 각각 500만원과 150만원을 송금했다. 명목상 피해보상 비용이었지만 날림공사 의혹과 관련한 입막음용 '뇌물'이었다는 게 한 씨 등의 주장이다.


한 씨는 입주 이후부터 줄곧 동부건설 측과 하자보수 문제로 마찰을 빚어 왔다. 그런데 '하자 아파트'인 진접 센트레빌시티가 '살기 좋은 아파트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을 듣고 동부건설 측에 "행사 주최사에 날림공사 라는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씨는 "회사 측이 '상을 꼭 받아야하니까 제발 조용히 있어 달라'며 통장 계좌로 500만원을 보내왔다"며 "손해보상금 명목으로 준 것이지만 상을 수상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돈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이 날림공사 의혹을 제기한 일부 입주세대에 대가성 현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동부건설 측에서 입주민에게 송금한 거래 내역>

또 다른 입주민 김 모(남.33세)씨 역시 "계좌로 돈을 송금해 준 세대도 있고, 일부 세대에는 직접 현금을  건네주기도 했는데 현금으로 준 곳의 액수가 더 많은 것으로 안다"며 동부건설의 현금 살포 사실을 폭로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동부건설의 '진접 센트레빌시티'는 지난 7월 살기 좋은 아파트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같은 금품살포 논란에 대해 동부건설 홍보실 관계자는 "상을 수상하기 위해 입막음용으로 돈을 건넸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아파트 하자와 관련한 피해보상금 명목으로 380만원을 지급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한 씨의 통장계좌에 500만원과 150만원이 각각 입금된 사실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AS담당부서 쪽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AS담당자는 "입주초기 발코니에 배수구가 없는 세대에 대해 380만원씩을 지급했었고, 한 씨 등에게 지급한 돈은 추가 피해보상금이었다"며 "피해보상금을 달라고 해서 준 것 뿐인데 이제 와서 입막음용이었다고 주장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씨는 "380만원은 피해보상금이 아니라 발코니 확장과 관련해서 지급한 것이다. 발코니 확장을 의뢰한 세대는 직접 공사를 해줬고 그렇지 않은 세대에는 각각 380만원씩을 지급했다"며 "또 돈이 지급된 시점도 지난해 9~10월 사이였다. 우리집은 380만원을 받지 않고 발코니 확장 공사를 했는데 무슨 피해보상금이냐"고  반박했다. 


◆ 입주 1년차… 집안 곳곳에 금 '쩍쩍'


한편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 된 진접 센트레빌시티는 입주를 시작한지 갓 1년 된 신축아파트다.


그런데 입주세대 중 상당수가 입주 직후부터 현재까지 집안 곳곳에서 누수가 일고 바닥과 벽 곳곳에 금이 가는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게 입주민들의 주장이다.


한 입주민은 "아파트를 짓다보면 충분히 하자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를 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보수라면서  집을 더 망가뜨리고 있다.쩍쩍 갈라져 보일러 배관까지 보이는 집안 바닥은 인체에 유해한 에폭시로 가득 채우고, 튀어나온 바닥은 집진기도 없이 갈아내 바닥 틈새를 먼지투성이로 만들어 놨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휴가기간이다, 작업자가 없다, 바쁘다 등을 이유로 보수 기간은 점점 길어져 살림살이도 제대로 펼쳐 놓지 못한 채 1년여를 지내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