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통큰치킨' 미끼 행진 언제까지?

2010-12-09     윤주애 기자

롯데마트가 5천원대의 '통큰치킨'을 출시해 치킨업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음모론부터 패러디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마트피자' 못지 않게 대형마트 미끼상품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치킨 1마리(900g 내외)를 5000원에 판매할 수 있을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8일 전국 82개점에서 프라이드치킨 1마리(900g 내외)를 일반 치킨 전문점 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50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통큰치킨'은 KFC가 원형통에 치킨을 한가득 담아 판매하는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단지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날 뿐이어서 서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지에서 판매한 프라이드치킨 1마리 가격은 6000~8000원까지 다양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이마트 등지에서는 치킨 2마리를 1만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펼치기도 했지만 '한시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자신의 트위터를 활용해 '이마트피자' 알리기에 나선 이후 재벌기업의 서민업종 진입에 대한 논란이 갑론을박하는 형국이다. 이 시점에서 롯데마트가 5000원짜리 치킨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은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롯데마트는 식음료 등 일부 소비재를 제외한 공산품 등에 대해 구입 후 5년까지 품질보증을 해주는 유료회원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 '다보장서비스'는 입소문을 타고 냉장고 등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일각에서는 유료회원제를 운영하는 코스트코를 따라해 이마트보다 회원유치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이어 파격적인 치킨가격 할인서비스를 통해 대형마트 서열 1~2위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형마트 업계 1위는 이마트, 그 뒤를 이어 홈플러스, 롯데마트 순이다.

치킨업계는 앞서 이마트 피자에 이어 롯데마트 치킨이 등장하면서 '영세업자 죽이기에 나섰다'며 극렬히 비난하고 있다.

동네에서 치킨집 등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모임인 치킨오리외식협의회 회원 40여명은 지난 8일 오후 롯데마트 영등포점에서 치킨 판매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롯데마트 측은 6개월 전부터 생닭, 튀김가루, 식용유 등을 주단위로 계산해 대량 주문함으로써 원가를 낮췄기 때문에 5000원짜리 치킨을 판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식행사에서도 1년 내내 100% 국내산 닭으로 만든 '통큰치킨'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5000원짜리 미끼상품이 언제까지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라면 등 튀김요리에 사용되는 팜유는 2008년 6월 이후 약 2년5개월만에 최고치로 가격이 올랐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내년 2월 물량이 말레이시아선물거래소에서 t당 3610링깃에 거래되는 등 일주일 사이에 6.7%, 한 달새 13.1% 급등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기준으로 1링깃은 359.68원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피자, 치킨 등을 파격적인 할인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인근 업소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며 "지난 7월부터 오픈프라이스제도가 시행되면서 아이스크림 반값세일 등이 표면상 규제되는 가운데 미끼상품의 하나로 피자, 치킨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