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다이빙궈 면담서 '연평도 포격' 입장 고수
중국이 지난 9일 평양에서 이뤄진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 결과를 11일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면담이 중국이 6자회담 수석대표간 긴급협의를 제안하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이후 성사됐다는 점에서 핵문제를 비롯한 남북한 문제 등에 대한 의견 표명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어떤 내용이 통보된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자세한 면담 결과를 소개하지 않는 등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다만 한 관계자가 "북한의 입장과 관련해 지금까지 유지해온 입장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따라서 이번 면다결과가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한측의 책임있는 조치를 기대했던 한국 정부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당초 다이 국무위원의 방북은 연평도 포격으로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10일 평양에서 가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남한이 북조선에 대한 적대적이고 대결적인 정책을 중단하지 않는 한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선군 정책을 향한 우리의 선택과 핵 억지력에 기초한 다각적 자위력 강화가 옳았음을 다시 한 번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다이 국무위원과 면담에서 연평도 포격은 한국이 먼저 군사훈련을 했기 때문에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고 우라늄농축 프로그램도 전력생산을 위한 경수로의 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북한은 중국이 최근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간 긴급협의에는 참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