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교환. 환불 규정 제조사에만 유리

중대결함 아니면 수리만 가능..무한 반복되는 고장 어떡해?

2010-12-15     유성용 기자

자동차의 교환. 환불 규정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잦은 고장으로 서비스센터를 제집 드나들듯 해도 중대결함이 아닌 경우 반복된 수리만이 해결책이다. 자동차 사고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사소한 고장이라도 운전자들에게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또 반복된 수리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시간과 경제적인 소모도 엄청나다.


그러나 현행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은 자동차의 환불 교환 조건으로 안전과 직결된 중대결함 4회로 못박고 있다. 중대결함이 아닐 경우 수십번이 고장나도 수리만 가능할 뿐이다.


소비자들은 직영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하지 못해 증상이 무한 반복되는 원인 불명의 고장인 경우 일정한 테스트를 거쳐 교환.환불받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의 장 모(남.37세)씨도 차량 고장 때문에 지난 6개월간 악몽같은 날을 보냈다.


15일 장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월2일 5천여만원에 GM대우 베리타스 3.6 모델을 구입했다. 새 차 운행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 4일 뒤부터 차량 계기판에 엔진경고등이 점등됐다.

불안한 마음에 서비스센터를 찾아갔으나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경고등이 점등 될 때마다 장 씨는 차량의 어느곳이 고장난지 몰라 운전하면서 극심한 불안감에 떨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번 서비스센터를 찾았으나 갖가지 정비에도 불구 증상은 계속됐다. 지난 6개월동안 입고해 수리받은 횟수만 10차례가 넘었다. 

지난 11월 화가 폭발한 강 씨가 강력하게 차량 교환을 요구했다.

그제서야 회사 측은 정밀 진단을 통해 연료탱크 부분의 호스가 느슨하게 결착된 문제라는 결과를 알려왔다.  장 씨는 "GM대우가 6개월동안 소비자를 똥개 훈련시킨 셈"이라고 분개하며 "중대결함이 아니면 교환. 환불 책임이 없는 점을 악용, 소비자의 시간과 돈, 정신을 갉아먹는다"고 제도개선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같은 장 씨의 불만에 대해 GM대우차 측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베리타스, 어떤 차인가?

장 씨가 구입한 베리타스는 GM 산하 호주업체인 홀덴에서 전량 제작해 들여온 GM대우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2008년 9월 출시됐으며 2년 만인 지난 10월 단종 됐다.

출시 초만 해도 3.6ℓ V6 대형 엔진에 승차감을 개선한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기대를 모았으나 에쿠스와 체어맨에 밀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배기량에 비해 차체가 너무 커 힘이 부족하다는 소비자 평가가 결정적인 판매부진 원인이었다.  전장·전폭·전고가 5195·1895·1480mm로 국내 대형차 중 최대다.

작년 월 판매량이 평균 150대에 그치며 '계륵' 이란 오명을 듣기도 했다. 올 들어 500만원 할인에 나섰지만 월 76대라는 판매 굴욕을 맛볼 뿐이었다. 지난 6월에는 제작결함이 발견돼 1천300여대가 리콜 되기도 했다.

GM대우는 지난 8월 800만원까지 파격 할인에 나서며 재고물량 털기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베리타스는 고급차 수요층 사이에서 인지도가 부족한 데다 외관 디자인이나 편의장치 면에서 한국화에 실패했다"고 퇴출 원인을 지목했다.

한편, GM대우는 베리타스 단종 후 배기량 3000cc급 알페온을 출시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장 씨 베리타스의 정비이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