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활동 소비비중 '사상최대'…수준은 최하위권

2010-12-16     임민희 기자

국민의 소비생활 내역 중 여가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가계의 오락·문화 실질 소비액은 전체의 8.74%를 차지하는 34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1970년대 2%대 안팎에 머무르던 오락·문화 소비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대, 2000년대 후반 8%대로 높아졌다. 금융위기를 겪고 난 지난해 8.57%를 소폭 하락했지만 3분기까지 8.74%를 기록하기는 처음이라는 게 한국은행 측 설명이다.


이 기간 동안 오락·취미·경기용품 판매액은 2005년 3조6천41억원에서 지난해 5조1천373억원으로 42.5%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은 한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여가시간이 늘면서, 관련 소비지출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여가 수준은 여전히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긴 노동시간이 여가 생활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오락·문화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7%로 OECD의 21개 주요 선진국 가운데 아일랜드(3.1%)와 더불어 꼴찌 수준이었다.
 

반면 연간 노동시간은 2008년 기준 방글라데시(2천301시간)보다도 긴 2천316시간으로 세계 1위였다.


현대경제연구원 한 관계자는 "여가 수준을 높이는 관건인 노동시간 단축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라며 "문제는 상당수 국민이 아직 '여가를 활용하는 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