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안에서 다친 경우 기사에게 즉시 통보해야"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다쳤을 때는 상처가 심하지 않더라도 그 자리에서 운전자에게 이야기하고 사고장소와 시간, 운전자 연락처 등을 알아두어야 한다. 당장은 괜찮더라도 다음날 통증이 왔을 때 이런 사항을 모르면 낭패를 겪을 수 있기 때문.
인천 서구 신현동에 사는 홍 모(여.31세)씨가 겪은 일이 바로 그랬다. 23일 홍 씨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인천 임학동에서 300번 버스를 타다 좌석 바로 앞에서 거의 넘어질 뻔했다. 버스가 홍 씨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급출발을 한 때문.
아이를 안고 있던 홍 씨는 좌석 팔걸이로 쓰러졌지며 가까스로 발로 버텼지만 그게 화근이었다. 그때부터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씨는 “부끄럽기도 하고 큰 일 있겠나”하는 마음에 기사에게 따로 이야기하지 않고 버스에서 내렸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자 통증이 커져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태가 됐다.
남편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병원에 간 홍 씨는 인대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6주간 보호대를 차면서 물리치료를 받고 호전이 안 될 경우 수술까지 해야한다는 날벼락 같은 통보를 들은 것.
놀란 홍 씨는 이틀 후 버스회사에 연락했지만 담당자와는 1주일 후에야 연락이 닿았다. 그런데 버스회사에서 돌아온 대답이 기가 막혔다. 사고 당시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와서 버스기사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것.
홍 씨는 사고시간과 장소를 이야기하며 피해를 알렸지만 업체측은 “도로 사정이 워낙 유동적이기 때문에 해당버스를 판별하는 것이 어렵다”는 대답 뿐이었다.
홍 씨의 남편은 현재 인천계양경찰서에 버스회사를 신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버스회사의 업무부장인 김재근씨는 “버스 이용시 다친 고객이 사고 후 바로 기사에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비디오 자료를 판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며칠이나 지나서 연락이 온 상태라 버스기사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300번 버스 운전자들에게 물어봤지만 모두 자기가 아니라고 대답한다. 버스 기사들이 보통 앞만 보고 운전하기 때문에 버스 내 상황을 일일이 인지하는 것은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인천계양경찰서 교통조사계의 양홍수 경장은 “승객들이 사고가 나더라도 당장 크게 안 아프면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은 괜찮더라도 하루 이틀 지나 통증이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그 자리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경장은 “만약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타다 다쳤을 경우, 혹은 앞으로의 통증이 우려되는 경우엔 무조건 그 자리에서 기사에게 이야기하고 사고시간, 장소, 운전자의 이름․핸드폰번호 등의 인적사항을 알아두어야 향후 피해구제가 가능하다”며 소비자들이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