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건설 인수로 금융 건설 융합시너지 확대

2010-12-22     임민희 기자
최근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 37.16%를 인수, 지배주주 자격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금융과 건설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여부가 주목된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인수 후 1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전략적 투자를 통한 엔지니어링 부문 보강, 해외 프로젝트 사업추진 등 대우건설을 현대건설 못지않은 최대 건설사로 키우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전액 출자해 설립한 사모펀드인 'KDB밸류제6호사모투자전문회사(KDB PEF)'는 지난 13일 미래에셋 등 대우건설의 기존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지분 37.16%를 2조1천785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가격은 당초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풋백옵션으로 약속했던 1만8천원이다. 산은은 이를 거래소에 공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사전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산은은 민유성 행장이 그간 공언한 대로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설립한 유한회사(SPC)에 2조6천500억원을 출자해 금호그룹과 풋백옵션을 맺은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고, 추가로 1조원을 대출해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우건설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8990만3802주를 새로 발행키로 의결했으며 산은은 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전량을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산은의 대우건설 지분은 51%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납입일은 오는 28일, 신주 상장일은 내년 1월 18일로 예정됐다.

산은은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한 만큼 향후 전략적 투자자를 모집, 부동산 경기와 대우건설의 주가가 회복하면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다시 매각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PE실 관계자는 "당초 39.6%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금호그룹의 재무적 투자자(FI) 한곳이 법적분쟁 문제 등으로 빠지면서 37.16%를 매입했다"며 "경영권 행사에 전혀 문제가 없고 유예됐던 재무적 투자자의 법적문제가 해결되면 나머지 지분에 대한 인수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측은 대우건설 지분을 현 시가(주당 1만2천원대)보다 비싸게 인수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지난해 말 채권단과 협의 등 여러 이유로 인수가를 정해 협상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당시 대우건설 주가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 30% 등을 감안하면 비싼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금융과 건설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국내건설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도로, 항만 등 해외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해 역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말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박삼구)에 인수됐으나 잇따른 부실 대기업 인수 영향으로 경영악화를 초래, 금호그룹 전체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재인수됐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