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쥐파동'악몽 재연되나? 세밑 비상
세밑에 터진 파리바게뜨 밤식빵 쥐 이물질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며 식품업계가 긴 한숨을 쉬고 있다.
이번 논란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금까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쥐' 이물사고만 5번째가 되는 셈이어서 가공식품에대한 소비자의 불안과 불신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쥐 이물 사건은 지난 2008년 3월 농심 노래방 새우깡에서 쥐 사체 일부분이 발견돼 사회적 물의가 빚어진 이후 심심찮게 불거지고 있다.
쥐 이물로 처음 논란이 된 노래방 새우깡은 해당 제품을 포함해 해당 품목 전체가 전면 판매중지 및 회수 조치되는 곤욕을 치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결과 뒤늦게 제조단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혀졌지만 노래방 새우깡은 지금까지도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이어 그해 5월 코스트코가 판매한 유기농 냉동채소에서도 미국 쥐 사체가 발견되면서 제품이 전면 회수됐다.
올해도 2번이나 쥐 이물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 삼양밀맥스가 제조한 PB상품 '이마트 튀김가루' 일부제품에서도 쥐 사체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 검찰까지 동원해 2개월의 조사과정을 거쳤지만 이물의 혼입경로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이어 8월에는 군납 막김치 일부에서 쥐 사체가 절단된 상태로 발견됐다. 해당업체는 제조가공실 출입구가 밀폐되지 않고 외부로 항상 노출돼 있어 쥐가 혼입될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번에는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쥐 사체로 추정되는 이물 사진이 확산된 뒤 업체측과 진실공방이 뜨겁다.
한 네티즌이 23일 새벽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5장의 사진은 블로그, 트위터 등을 통해 순식간에 전국에 퍼져 나갔다. 이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경기도 평택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밤식빵을 구입했는데, 먹던 중 쥐가 통째로 나왔을 뿐 아니라 털과 뼈 등이 선명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파리바게뜨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 측은 23일 오후 2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조공정 특성상 쥐가 혼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반박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밤식빵은 공장에서 각 매장에 냉동생지 상태로 보내고, 제빵기사가 밀대로 밀어 밤알갱이를 섞어서 만든다는 것.
이정도 크기의 이물이 빵에 혼입될 경우 현장에서 이를 모를 수없다는 것이 파리바게뜨 측의 해명이다.
파리바게뜨 측은 이와함께 게시자를 찾기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도 검사를 요청했다.
이번 쥐 파동으로 식품업계 전체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실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트위터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불과 4~5시간만에 글과 사진이 전국으로 확산된 점에 경악하고 있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2008년 식품 이물질 파동이 제조환경 개선 및 보건당국에 대한 보고시스템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가공식품에대한 소비자의 불신및 불안이 고조돼 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며 "이번 쥐 파동으로 또 다시 2008년의 악몽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식약청도 이번 이물질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해당 이물 및 소비자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 원인조사를 하는데 한계가 있으나, SPC그룹 측이 이물발생 신고를 했기 때문에 문제점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형주 식약청 식품관리과장은 "영업자가 이물질 발생 보고를 해왔기 때문에 제조업소 및 매장을 현장조사할 예정"이라며 "다만 이물 혼입 원인조사가 아닌 공장점검만을 실시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