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석이 걸렸던 안면마비(구안와사)는 어떤 병?

2010-12-24     온라인뉴스팀

남희석이 안면마비 증상으로 방송을 접고 칩거생활을 한 사연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개그맨 남희석이 2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찾아 온 안면마비 증상으로 인해 방송을 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남희석은 안면마비 증상에 대해 " 8개월 동안 겪었는데 표정이 한결 같은 것이다. 내가 명색이 '하회탈'란 별명을 갖고 있는 개그맨인데 웃을 수도 없고, 찡그릴 수도 없고, 말도 할 수 없더라. 방송을 모두 쉬고 집에서 가만히 있었다. 아내가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내색도 안 하더라. 그때 채팅을 하다가 이지선을 만났다"고 전했다.

남희석은 “이지선과 채팅을 하게 됐다. 그리고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는데, 그때 내 고통은 이지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알게 되더라. 그 뒤로는 내가 어떤 고통을 당한다고 해도, 어떤 고민이 있다고 해도 세상에 감사하며 살게 되더라. 전신화상 입은 사람도 그렇게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사는데.”라고 밝혔다.

이지선은 2000년 7월 30일, 오빠의 차로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퍼센트에 3도의 중화상을 입었다. 살 가망이 없다며 의료진도 치료를 포기한 상황이었지만, 이지선은 7개월간의 입원,30번이 넘는 고통스런 수술과 재활치료를 이겨냈고, 코와 이마와 볼에서 새살이 돋아나는 '기적'을 경험했던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이다.

남희석이 2002년 갑작스럽게 겪은 안면마비는 어떤 병이었을까? 이는 안면신경마비 증세를 뜻하는 것으로, 한의학 용어로는 ‘구안와사(口眼呙斜)’라고 불린다. 한자 풀이대로 입과 눈가가 비뚤어지는 증상으로, 한 쪽 얼굴이 마비되어 마비되지 않은 얼굴 쪽으로 입이 당겨 돌아가며, 마비된 쪽의 눈은 잘 감기거나 뜨이지도 않는다. 심지어 이마에는 주름살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양상을 보인다. 그 때문에 ‘얼굴에 맞은 풍’이라는 뜻에서 와사풍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보통 이 구안와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찬 기운이다. 찬바람을 맞거나 찬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자는 등 냉기에 장시간 노출된 얼굴 근육과 신경이 마비 증세를 일으킨다고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겨울이라고 해도 요즘처럼 난방이 강화된 도시에서 구안와사에 걸린다는 것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사실 과거에만 해도 찬 기운 등 외부적 요인 때문에 외상성 안면마비 증세가 잦았다. 환자들도 비교적 중, 장년층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젊은 나이임에도 구안와사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스트레스나 과로 등 내부적 요인이 작용하여 생긴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외상성 구안와사는 보통 3~4주면 거의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내상성 구안와사는 부차적인 병증을 동반하며, 더 급작스럽게 오는 경우가 많다. 내상성 구안와사에 걸린 사람 중 상당수가 과도한 업무나 학업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소화력도 약해져 있는 등 전반적으로 몸이 허약해진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평소 음주를 즐기는 사람, 위장병이 있는 사람, 식습관이 불규칙한 사람 등도 위험군에 해당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구안와사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전조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한쪽 귀 뒤쪽에 전기가 통하는 듯 찌릿한 느낌이 오거나 쑤시고 아픈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는 귀 뒤에서부터 얼굴로 뻗어 나온 신경에 염증이 생겼다는 증거로, 구안와사를 알리는 위험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