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순위조작, "계속 이럴거면 판 접자!!"

2010-12-24     온라인뉴스팀

쇼트트랙 순위 조작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국 쇼트트랙 대회에서 특정 선수들이 입상하도록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쇼트트랙 코치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모(45)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송모(36) 씨 등 1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를 비롯한 코치들은 지난 3월 열린 전국 중·고 남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대회에서 남자 고등부 개인 종목 4개 부문에서 1, 2, 3위를 코치들의 가위바위보로 미리 정하는 수법으로 11명 순위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조작을 주도한 이씨는 반발하는 일부 코치에게 ‘폭탄을 심어 다 쓸어버리겠다’고 협박해 동의를 얻어냈다”며 “승부조작에 가담한 코치들에게 ‘비밀유지 각서’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입상 예정 선수끼리 순위 다툼으로 충돌이 발생해 실격될 수도 있으니 순위까지 확실히 정하자는 이씨 제안에 코치들은 경기 당일 ‘가위바위보’ 방식으로 500m, 1000m 등 4개 종목 11명의 순위를 정했다.

이들은 제자들에게 “너는 1등이니까 열심히만 타라”, “너는 2위니까 ○○○ 뒤에 붙어 돌아라”고 지시했고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그냥 편하게 타라”거나 기권을 권유했다.

승부 조작 혐의를 받는 코치들은 경찰 조사에서 “제자들이 대학 진학에 실패해 군에 입대하면 운동을 포기하게 될까 봐 순위 조작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빙상연맹은 관련 코치들의 사법처리가 마무리되는 것을 지켜본 뒤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세계에서 1등을 하면 뭐하냐. 인격부터 길러라"라며 "계속 이럴 거면 차라리 쇼트트랙 판을 접는 것이 어떠냐"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순위 조작 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데다가 올 초에는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가 여제자를 수년 동안 성폭행해왔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는 등 쇼트트랙판의 도덕성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