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대 소비자 뉴스, 1위는?

본지 기자들 선정..주요 키워드는 쥐식빵, 배추, 스마트폰등

2010-12-28     류세나 기자

2010년 경인년은 그 어느해보다 '소비자 선택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한 해다.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유통업체들이 QR(Quick Response)코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쇼핑풍속도를 바꿔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스마트'한 세상에도 불구하고 '쥐식빵' 등 아날로그식 식품 이물질 사고도 끊일 줄 몰랐다.


또 이마트 피자, 롯데마트 '통큰치킨'의 초저가 먹거리 등장은 영세상인들과의 상생이라는 사회적 화두도 함께 몰고 왔다.  소비자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소비자원을 둘러싼 로비 의혹이 불거져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 한해 소비자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1. '손 안의 PC' 스마트기기 열풍, 한반도 강타


올 한해 모바일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스마트기기'다. 지난해 말 50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12월 현재 700만명을 넘어섰다. 과도한 제품가격, 통화품질, 비싼 요금제 등의 약점에도 스마트폰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책이나 MP3플레이어 등을 거추장스럽게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으며 대중교통 도착시간, 맛집 정보 등을 손쉽게 알 수 있게 된 것. 특히 최근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PC까지 출시되면서 스마트기기에 대한 관심도는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분위기다.


 

2. 스마트 열풍에 SNS 인기↑…소셜 마케팅도 ↑


스마트기기의 인기에 힘입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관심도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SNS는 개방과 공유를 기반으로 벌써부터 제한된 접근성을 가진 국내 검색 포털을 위협하고 있다. 막연한 '정보의 바다'였던 인터넷과 달리 SNS 이용자들은 각자의 관계망 안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보를 소통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SNS인 트위터에서 '차탄당' '사진당' 등 무수한 '~당'을 만들어 취미나 정보를 교류하는 게 그 예다. 특히 SNS는 소셜커머스, 소셜데이팅 등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비롯해 기업들의 마케팅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3. 대형마트, SSM 이은 '먹거리 사업' 진출 논란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의 먹거리 사업 진출에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거웠다. 이른 바 '이마트 피자'와 '통큰 치킨'은 마케팅 전략이자 라이벌 업체의 견제 차원에서 시작됐다. 지난 9월 이마트가 시중가격 절반 수준의 피자를 판매하기 시작한데 이어 롯데마트가 12월 시중가 1/3 수준의 치킨을 선보이면서 논란을 불러 일으킨 것. 특히 이 같은 쟁점은 SSM과 맞물려 또 다시 골목상권 장악 논란으로까지 확대됐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롯데마트 영등포점 앞에서 사단법인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소속 치킨 자영업자들이 롯데마트의 '5천원' 치킨의 판매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4. 日도요타 자동차의 수난…리콜·리콜 또 리콜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일본의 도요타가 가속페달, 엔진 결함 등으로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아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일본의 '품질신화'를 대표하던 도요타는 지난 1월 230만대 리콜을 발표한 데 이어 2월 44만대 등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연 생산대수에 버금가는 600만대 가까운 대량 리콜을 결정했다. 또 도요타는 미국 당국에 리콜 자진신고가 늦었다는 이유로 총 4천882만달러(약 56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한국도요타자동차의 나카바야시 히사오 사장이 지난 4월 6일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렉서스.캠리 차량 리콜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5. 쥐튀김가루 이어 쥐식빵까지…식품 이물논란 '활활'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유명제과점 밤식빵에서 쥐가 나왔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번 사건이 경쟁 빵집 주인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단체 등에서 "업체들간의 경쟁에 소비자를 이용했다"고 반발하고 나서자 이번 사건을 둘러싼 업체간 물밑 신경전도 날카로워지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난 5월에도 대형마트 PL튀김가루에서 생쥐 사체가 발견된 바 있어 식품 이물질 파문에 대한 논란은 확산일로를 걷게될 것으로 보인다.


 


6. 유례없는 배춧값 폭등으로 장바구니 물가 '들썩'


추석을 앞두고 이상기온 현상으로 배추 1포기 가격이 1만5천원까지 치솟는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 서민들의 생계 주름살을 깊게 했다. 이 같은 배추값 폭등은 장바구니 물가까지 덩달아 상승시키면서 실질적인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채소·과일·생선 등 51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49.4%나 올랐으며, 뒤늦게 정부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대책 마련에 나섰다.


7. "권장소비자가격 어디갔지?"…오픈프라이스 제도 확대


지난 7월 오픈프라이스(판매업체 자율 가격 표시)제도의 확대 도입에 따라 라면·과자·아이스크림 등에 권장소비자가격표가 사라졌다. 이는 상품의 최종 가격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소매업체게 확정·판매하는 제도다. 지난 1999년 신사정장, 숙녀정장, 아동복 등에 이 제도가 처음 적용됐으며, 2000년에 22개, 2004년에 32개 품목이 추가된 데 이어 올해 247개 품목이 추가된 것. 정부는 유통업체간 가격경쟁으로 소비자들이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상품을 구매하는 효과를 얻게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혼란을 준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8. 경기회복세에 '金값' 상승 멈추고, 이번엔 '유가' 들썩


올 한해는 유독 돌잔치에서 '돌반지'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때다.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불투명한 미국의 경제 위축으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국들이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금값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국제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로 21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0.97달러(1.07%) 오른 90.31달러를 기록했다.


9. 금융당국, 소비자금융업 도입 검토


금융당국이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개정을 통해 무담보 신용대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소비자금융업 도입을 검토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소비자금융업 도입이 단순히 대형 대부업체의 여전업 등록을 통한 관리·감독강화 목적이 아닌 여전사의 업무범위 확대 등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도입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금융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금융소비자 보호원 설립도 추진됐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10. 한국소비자원, 뇌물 논란 충격


소비자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에서 '낙제점'을 받아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소비자원의 신뢰도가 바닥을 친 가장 큰 원인은 얼마 전 일부 직원들이 한 공익요원으로부터 금품과 향응 접대를 받고, 이 공익요원의 근무지 이탈 및 무단결근을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기업들을 견제하고 제도와 규범을 세워야 하는 소비자원의 존립이유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