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짜리 떡볶이 왜 안돼?" 한식 세계화 '쓴소리'
한식을 싸구려 음식으로 여기는 인식이 한식 세계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흔히 저가 상품으로 취급하는 떡볶이도 송로버섯과 고급한우를 넣으면 10만원에 판매할 수도 있는데, 막연히 '한식은 싼 음식'이라는 편견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주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찾았던 농림수산식품부의 2011년 업무보고회에서 한식 세계화가 거론되는 가운데 제기된 터라 크게 주목받고 있다. 스타요리사 에드워드 권씨는 지난 27일 이 자리에서 "한국인은 정말로 한식을 사랑하냐"고 말문을 열었다.
세계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미슐랭사 관계자와 함께 자리에 참석한 에드워드 권씨는 "한국사람들은 서양음식이 비싸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한식은 싼 음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심지어 비싼 한식을 사먹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권씨는 "한식을 고급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떡볶이에 송이버섯과 고급한우를 넣으면 10만원짜리도 만들 수 있다. 한국사람들이 진정으로 스스로 한식을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미슐랭 측도 "한식을 세계화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한국의 음식문화 전체라고 생각한다"면서 "프랑스 음식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특정 음식 때문이 아니라 음식을 즐기는 문화 때문"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업무보고에는 한식세계화 문제 외에도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이 잇따라 제시됐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해외를 방문한 축산 농민이 방역 당국의 소독 필증을 받은 경우에만 공항·항만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출입국관리소, 세관과 협조해 소독 필증을 받은 농장 주인만 공항·항만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 전산시스템 연계 등을 고려해 3주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구제역 등 가축 질병을 막기 위해 축산업 허가제, 외국인 근로자와 가축거래 상인에 대한 신고제도 도입될 전망이다. 또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의 원인을 제공한 농가에 대해 ‘농장폐쇄’ 등 강경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가축질병 발생 시 초기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축산 담당자 교육을 강화하고 지자체 위생시험소에 구제역 항원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등의 방안도 내놨다.
올 하반기를 강타한 ‘배추 파동’과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가격조정제도’도 내년부터 도입된다. 가격조정제는 도매시장의 경매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를 경우 생산자 소비자 유통인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에서 익일 도매가격 상승폭을 결정하는 것이다.
정부는 주요 농산물의 경우 5년간 평균가격에 비해 가격 변동폭이 심할 경우 ‘주의→경계→위기’ 경보 단계를 도입해 단계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채소류의 정부 계약 재배 면적도 2011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인 20%까지 확대된다.
한편 이번 업무보고에는 이명박 대통령, 오세익 농촌경제연구원장, 김황식 총리, 윤명희 한국라이스텍대표, 이준동 농민단체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