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최우선 경영 통해 일류은행 도약"
첫 내부행원 출신 '조준희 신임 기업은행장' 비전 제시
2010-12-29 임민희 기자
첫 내부행원 출신인 조준희 행장은 29일 서울 을지로 본점 15층 강당에서 제23대 기업은행장 취임식을 갖고 기업은행의 발전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조 행장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인용해 "IBK를 '대한민국 최고의 은행', 나아가 세계 초 일류은행으로 만드는 꿈이 있다"며 "경영진과 전직원이 힘을 합쳐 은행 발전의 새로운 모델과 IBK 100년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조 행장은 "성숙한 영업문화를 정착시켜야 진정한 일등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6가지 핵심 추진사업을 밝혔다.조 행장은 "고객 최우선경영을 조직 구석구석까지 완전히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며 "인간미와 진심이 담겨있는 IBK 만의 특화되고 차별화된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명심보감에 '출문여견대빈(出門如見大賓)', 즉 밖을 나서는 순간 모든 사람을 귀한 손님 섬기듯이 하라'는 말이 있다"며 "철저하게 모든 전략을 '고객중심'으로 세우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한 걸음 더 빨리 파악하고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행장은 이어 "중소기업금융의 기반을 더욱 확고하게 다져 국가경제적 기대에 적극 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기업은행은 금융위기가 절정에 이르렀던 2009년도에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대출 순증의 58.1%를 담당하고 전체 중소기업대출 순증의 75.1%를 지원해 위기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며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뿐 아니라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단순한 대출 위주에서 벗어나 M&A와 기업공개, 컨설팅, 해외진출 등 중소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 행장은 자금조달기반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고 IBK 종합금융그룹의 기틀을 탄탄하게 다져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한 금융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행장은 아울러 은행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IBK 잡월드' 추진과 중소기업 육성, 미소금융지점을 확대 등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 창립 50년 만에 첫 내부공채 출신 행장이라는 점에서 내부직원들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날 유태윤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50년간 기은의 숙원이었던 자행은행장 선출은 민간주도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공공기관도 내부출신 CEO배출했다는 희망메시지를 준만큼 국책기관들이 제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자율권이 대폭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 위원장은 "내부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를 선출함으로써 기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여건 마련됐다"며 "조 행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직원들이 감내했던 그간 노고와 희생을 잊지 말고 항상 가슴속에 주홍글씨를 새겨달라"고 당부했다.
조 행장은 취임식 이후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50년 만에 은행공채 출신이 행장에 오르면서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심어줬다"고 벅찬 소회를 밝혔다.
조 행장은 내년 금융권 화두에 대해 "우리금융 민영화 등 M&A와 빅4의 강세가 여전히 계속될 것"이라며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부문에서 75%를 지원하는 등 상위를 차지하고 있고 강점을 살려 잘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과 민영화 시기에 대해서는 "정부의 승인 등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지주사 전환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 갈 것"이라고 언급을 자제했다.
조 행장은 취임식 직후 금융위원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첫 공식일정을 갖는다. 30일에는 20대 기업은행장이었던 고 강권선 전 행장의 묘소를 참배하고 안산에 있는 미소금융지점 방문, 병원에 투병 중인 직원들과 열악한 여건에서 근무 중인 직원 방문 등의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조준희 신임 행장은 1954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상주고등학교와 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지난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동경지점장, 경인지역본부장을 거쳐 2006년 이사 대우로 승진, 종합금융단장, 이사(경영지원본부장), 2007년 개인고객 본부장(부행장)을 지냈다. 이후 2008년 10월부터 전무이사(수석부행장)를 맡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등에 기여했다.
조 행장은 기준과 원칙, 인화와 단결을 중요시하는 전형적인 원칙주의자이자 덕장으로 직원들에게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