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차기 행장 선임으로 '후계구도' 급물살

2010-12-30     임민희 기자
신한금융지주(회장 류시열)가 차기 신한은행장 선임을 계기로 경영진 내분사태를 마무리 짓고 후계구도 등 조직개편 작업에 전격 착수했다.

신한지주는 3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차기 신한은행장에 서진원 신한생명 사장을 내정했다. 이에 따라 서진원 행장 내정자(사진)는 이날 오후 4시 신한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행장으로 정식 선임된다. 취임식은 주총 직후 곧바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한지주, 서진원 행장 발탁으로 '조직안정' 도모

금융권은 신한지주가 서 행장 내정자를 발탁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서 행장 내정자의 경영역량과 리더십을 꼽았다. 지난 9월부터 4개월간 신한그룹 경영진간 내분사태로 분열된 조직을 다시 화합하고 내부역량 결집을 통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이끌 인물로 서 행장 내정자가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서 행장 내정자는 1983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1세대로 온화하면서도 전략가다운 면모와 리더십을 갖춰 덕장, 용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 내정자는 실무자 때부터 본점과 영업점을 두루 거쳤으며, 본점에서는 기획조사부와 인사부 등 핵심부서에서 주로 근무했다.

면목동지점장과 포항지점장, 전산정보부장, 인사부장, 개인고객본부 영업추진본부장 등 요직을 거쳐 2004년 신한은행 부행장, 2006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07년부터 신한생명 사장으로 근무해왔다.

특히, 서 내정자는 신한생명 사장 취임 직후 3년 만에 신계약 월초보험료 마켓쉐어(MS)를 9위에서 4위로 끌어 올렸고 당기순이익도 60%이상 신장시켰다. 또한 보험금지급능력 평가에서도 업계 최고등급인 AAA를 3년 연속 획득하는 등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당초 차기 신한은행장에는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위성호 신한금융 부사장 등 젊은 인사가 거론되기도 했으나 신한그룹 내부적으로 조직안정과 화합이 급선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에서 서 내정자로 기울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라응찬 전 회장 등 구 경영진과 친분이 있는 인사가 선임될 경우 ‘특혜시비’ 등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중립적 후보로 서 내정자를 선택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 노조에서도 라 전 회장이 특정후보를 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유감을 나타낸바 있다. 서 내정자에 대해 일단 노조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서 내정자가 '신한사태'와 관련이 없는 중립적인 인사라는 점과 ‘조직안정’에 대한 공감대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개편 등 후계구도 급물살, 차기 회장 '관심'

차기은행장 인사를 마무리 지으면서 신한지주의 조직개편도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한지주 특별위원회는 최근 회장, 사장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는 등 조직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조직개편과 관련해 "내년 1월 특위가 두 차례 예정돼 있고 후계구도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2월쯤이면 가시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 경영진의 등기이사직 유지 여부에 대해 "현재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행장의 등기이사직은 유지가 되고 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내년 주총까지는 유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지주 차기 회장은 내년 2~3월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선임될 예정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차기 회장후보는 류시열 회장 대행과 이인호 전 신한지주 사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 고영선 전 신한생명 사장,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등이, 외부 인사로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있다.

한편, 지난 29일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된 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전 행장의 법적 대응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라응찬 전 회장은 무혐의 처분된데 반해 신 전 사장은 배임, 횡령, 금융지주법 위반 및 은행법 위반 혐의 등을, 이 행장은 횡령, 금융지주법 위반, 은행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전 행장은 이날 불구속 기소가 확정된 후 행장직에서 물러났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컨슈머파이낸스=임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