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강남아파트 경매로 몰린다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 낙찰가 합계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 이른 바 '큰 손' 투자자들이 강남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지난달 법원경매를 통해 강남구 아파트를 낙찰받은 가격 합계가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낙찰된 강남구 아파트 낙찰가 합계는 345억7천493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해 11월 229억7천807만원 대비 111억9천686만원 올라 50.5% 상승률을 보인 것.
특히 강남구 아파트 낙찰가 합계가 300억을 넘긴 것은 DTI규제 직전인 2009년년 9월 391억3천795만원 이후 처음이다.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을 뜻하는 낙찰률도 늘었다. 지난해 12월 입찰에 부쳐진 75건 중 31건이 낙찰돼 절반 이상이 주인을 찾았다. 같은 기간 강남구 아파트 낙찰률은 54.4%을 나타내 지난 11월 36.8%에 비해 17.6% 올라 2007년 3월 이후 4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남구 아파트 경매에는 돈 뿐만 아니라 사람도 많이 몰렸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총 226명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구 아파트 응찰인원은 2010년 중 가장 많았고 강남구 아파트 1채를 사기 위해 평균 7.3명이 경쟁했다.
강남구 아파트 고가낙찰이 속출했다. 지난해 12월 23일 감정가 8억5천만원에 유찰 없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경매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94.4㎡)에는 6명이 응찰해 9억150만원(감정가의 106.1%)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8월 17일 경매된 동일 면적의 은마아파트는 감정가 9억2천만원에서 1회 유찰돼 입찰에 부쳐져 9명이 입찰표를 제출해 감정가의 89.2%인 8억2천51만원에 낙찰된 바 있었다. 불과 4개월 만에 낙찰가가 8천만원 이상이 상승한 것.
지난해 12월 23일 감정가 10억2천만원에서 한차례 떨어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입찰에 부쳐진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전용104.6㎡)는 16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95.2%인 9억7천12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8월 25일 감정가 11억5천만원에서 2회 유찰돼 입찰에 부쳐진 동일 단지에는 17명이 입찰표를 제출해 8억9천200만원 (감정가 대비 77.6%)에 낙찰됐다.
이와 관련 지지옥션 한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때부터 장기간 위축됐던 강남 아파트 경매시장에 최근 투자자와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며 "이는 소액에서 시작한 회복세가 고가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그 동안 강남권에 관망세를 보이던 투자자들이 활동을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남지역은 덩치가 커 낙폭에 따른 차익도 클 수 있는데 지금 경매되는 것들은 시세가 바닥일 때 감정돼 저평가된 아파트들이 많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