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차단 물질 발견
2007-03-08 연합뉴스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의 마커스 헤일리그 박사는 과학전문지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 최신호(3월7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MTIP라는 합성물질이 알코올 의존성 동물의 뇌에서 활성화되는 화학물질인 코르티코트로핀 방출인자(CRF)를 억제해 알코올 섭취욕구를 진정시킨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 BBC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헤일리그 박사는 CRF는 술을 마신 후 단기간 증가했다가 알코올 의존성이 없는 사람은 1~2일이면 정상수치로 되돌아가지만 알코올 의존성이 있는 사람은 CRF의 과잉활동이 계속돼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을 다시 마시게 된다는 사실이 쥐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MTIP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CRF의 활동을 억제하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CRF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실도 쥐 실험에서 확인되었다고 헤일리그 박사는 밝혔다.
헤일리그 박사는 알코올을 많이 먹이다가 끊고 다시 먹이다 끊는 사이클을 반복해 알코올 의존성이 생긴 쥐들과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도록 유전조작 된 쥐들에 MTIP를 투여한 결과 두 그룹의 쥐 모두 알코올 섭취량이 줄어들었으며 특히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알코올 섭취욕구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코올 의존성이 없는 정상적인 쥐들에 MTIP를 투여했을 때는 알코올에 대한 자연적인 호기심과 알코올 섭취에 아무런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헤일리그 박사는 말했다.
헤일리그 박사는 MTIP는 경구투여가 가능하며 충분한 양이 뇌에 도달해 CRF를 활성화시키는 CRF 수용체의 90%를 차단한다고 밝히고 이 물질은 간(肝)과 같은 다른 기관에는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MTIP는 알코올 중독 이외에도 CRF가 활성화되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의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국립약물중독센터의 밥 패튼 박사는 알코올 중독자는 치료 후에도 10명이면 9명이 재발하며 뚜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요법이나 심리요법이 없는 형편이라고 말하고 MTIP를 임상시험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