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벨트 원산지, 이탈리아.일본.홍콩 돌아 '중국'
백화점에서 명품을 샀는데 똑같은 제품의 제조국을 세 명의 직원이 각각 '프랑스' '홍콩' '일본'이라 소개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제품 구입 시 직원의 말에만 의존하지 말고 소비자가 원산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12일 대구 대봉동에 사는 김 모(여.40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3월 대백플라자 2층에 위치한 이태리 명품 '브리치아리니' 행사장에서 7만원 상당의 벨트를 샀다. 구입 당시 직원으로부터 '이탈리아제'라는 설명을 들었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말 그가 제품 수리를 위해 대백플라자 고객센터를 다시 찾았을 때 터졌다. 제품을 살펴보던 직원으로부터 '홍콩제'라고 들은 김 씨는 깜짝 놀랐다.
일단 AS접수는 했지만 찝찝함을 털어버릴 수 없었던 김 씨는 근처에 있는 대구백화점의 매장에 들러 동일한 제품의 원산지를 물어봤다. 이번엔 '일본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이태리 명품벨트라고 해서 샀는데 몇 번 착용하지도 않고 망가져서 기분이 상했지만 이제는 제품 불량 문제가 아니라 원산지를 속여 판매한 백화점에 더 기분이 나쁘다"며 "도대체 이 벨트의 수입원은 어디냐"고 따졌다.
어렵게 확인한 결과 김 씨가 구입한 제품의 원산지는 뜻밖에 '중국'이었다.
이에 대해 대구백화점·대백프라자 관계자는 "명품도 해외위탁제조 제품이 많아 수입명품 가방 등 고가제품인 경우 제조국 표시를 분명히 하지만 액세서리류는 비교적 저가이고 크기도 작아 일일이 태그 등을 달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객에게 환불해 드릴 것"이라며 "해당 매장 직원 교육이 미흡해 벌어진 실수로 앞으로 제조국 표시를 철저히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입회사 관계자는 "사실 고객이 산 벨트의 수입신고필증을 우리가 갖고 있다. 제품에도 원래 중국산임을 표시하는 태그가 붙어있었지만 결제 시 백화점 직원이 떼버려 고객이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외무역법은 '원산지 표시'에 관해 무역거래자 또는 물품 등의 판매업자는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원산지를 오인하게 하는 표시를 하는 행위' '원산지의 표시를 손상하거나 변경하는 행위' '원산지표시대상물품에 대하여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아니하는 행위(무역거래자에게만 해당)'에 대해 원상복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3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심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