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품귀 현상 심각...'전세대란' 우려

2011-01-09     류세나 기자
연초부터 수도권 주택시장에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빚는 등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1월 초부터 시작된 이같은 현상은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더욱 심해져 '전세대란'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9일 서민 아파트가 대표적으로 밀집되어 비교적 싼 전세를 구할 수 있었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역시 지난해 10~11월부터 시작된 전세부족 현상이 연초에도 이어지며 현재 전세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소형 아파트 전세는 나오기가 무섭게 소진되고 수리가 잘 된 집은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일 정도.

이 지역 보람아파트 109㎡형 전세는 작년 11월 1억3천만원에서 현재 1억6천만~1억7천만원으로 두 달여 만에 3천만~4천만원 올랐다.

강남권 새 아파트들의 전세 품귀 현상 역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109㎡형은 지난 8월 3억6천만~4억원이던 전셋값이 지난 10월에 4억~4억5천만원으로 뛰더니 현재 4억5천만~5억원을 호가해 무려 1억 원가량이 오른 수준이다.

학군 수요가 몰리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7단지 89㎡형 전세는 작년 가을 2억3천만~2억5천만원 선에서 현재 2억5천만~2억8천만원으로 3천만 원가량 상승했다. 

아파트 전셋값 강세는 오피스텔, 빌라, 연립, 다가구, 다세대 전셋값 상승세로 이어져 서민들이 전세 구하기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초부터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것은 매매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여전히 전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수요자들도 매수 타이밍만 저울질할 뿐 쉽게 뛰어들지 않고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늘면서 전세로 나오는 물건이 급감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최근의 전세 선호 추세가 집을 사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자발적 현상이어서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예년보다 감소해 신학기와 봄철 이사가 본격화되는 다음달부터는 전세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연구소장은 "전세난으로 인해 전세를 구하는 타이밍이 빨라지면서 연초부터 전세시장에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 한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줄어드는데 전세 수요는 늘고 있어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매매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지만, 전세 품귀가 계속되고 매매 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아지면 결국 전세수요 중 일부는 매매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전세뿐 아니라 매매 시장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