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사업 놓고 LG전자.삼성전자.웅진'동상이몽'

2011-01-13     양우람 기자

LG전자가 올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방문판매를 통해 정수기 시장 본격 진입을 예고한 가운데 라이벌 기업인 삼성전자와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웅진코웨이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정수기 시장의 판도변화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수기 시장 진출을 계속 탐색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LG전자의 방문판매 방식 정수기 사업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앞으로의 성과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대기업인 LG전자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이 고착된 시장 판도를 바꾸지 못한 채 결국 기존의 군소업체만 고사시킬 뿐이라며 윤리적 차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009년 4월 정수기 시장에서 첫 신고식을 올린 후 지난 해 흡족할 만한 성과를 이룬 것으로 판단해 올들어 공격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고 있다.


LG전자 내부적으로 집계한 지난 해 정수기 시장 점유율은 7%. 부동의 1위 웅진코웨이에 이어 청호나이스, 동양매직, 교원L&C 등 2위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실적이다.  

특히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방문 판매로 승부를 걸고 있지만  LG전자는 자체 매장 등 현장 판매로만 이루어 낸 성과라는 점에서 이같은 실적을 남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LG전자는 이같은 성과가 브랜드와 품질에 대한 기대치를 만족시킨 결과로 보고 판매 경로의 다양화가 이루어지면 더욱 폭발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부터 기존에 운영하던 전국 4천여명 디지털세일즈전문가(Digital Sales Expert) 조직을 정수기 판매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해외 시장 문도 두드려 인도, 중동권에 2년이내 2만대 이상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당장 올해부터 국내 시장 점유율을 14∼15%로 끌어 올려 시장 2위권으로 올라설 계획이다.

다만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대규모 신규 현장 판매원 확보에 대해선 검토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웅진코웨이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업 규모를 감안하면 2년 가까이 매달려 얻은 7%는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힘들다”라며 “특히 판매원들의 인맥을 동원한 방문판매 방식으로 기업 이미지의 훼손을 감안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2년 이상 정체중이지만 삼성전자 역시 내부적으로 정수기 사업을 여전히 ‘검토중’이라고 밝히고 있어 이 분야에서 LG전자의 향후 성적을 주시하고 있다.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웅진코웨이는  오랜 판매 노하우와 기존에 구축한 안정적인 기술력으로 시장 장악력에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대기업의 공격에 다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LG전자의 ‘이름값’에 1% 안팎의 수많은 영세 업체가 자신들의 몫을 내줄 것”이라며 “품목 다양화와 판매 후 사후 관리 인력을 늘려 시장 변화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


▲ LG전자는 지난 해 이룬 시장 점유율 7%의 성과를 계기로 올 한해 정수기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두드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