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위 맥도날드의 굴욕, 500개 매장 꿈 3년째 제자리 '뱅뱅'
전세계 패스트푸드업계 1위인 맥도날드가 앞으로 5천억원을 투자해 가맹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혀 앞으로 맥도날드의 사세확장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경쟁업계는 맥도날드의 500개 매장 오픈 선언이 벌써 3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이번에도 헛구호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맥도날드는 2008년부터 500개 매장 확대를 공언했지만 최근 3년간 고작 10~15곳의 새 점포를 오픈하는데 그쳤다. 특히 가맹점은 3년 사이에 1개 매장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 맥도날드, 한국진출 23주년…성적은?
오는 6월은 맥도날드가 한국에 진출한지 23주년이 된다. 한국맥도날드는 1988년 서울 압구정에 첫 매장을 연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 매장수는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매장수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따지는 외식업계 특성상 맥도날드의 외형 성장이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한국맥도날드는 2008년 2월을 기준으로 전국 230여개 매장을 운영했다. 레이 프롤리 전 한국맥도날드 사장은 당시 직영 위주의 운영에서 벗어나 가맹점 모집을 활성화 해 최대 500곳으로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1978년 맥도날드에 입사한 레이 프롤리 전 사장은 2005년부터 한국지사를 총괄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션 뉴튼 신임 사장<사진>에게 바톤을 넘길 때까지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8년 전국 맥도날드 매장은 230여개, 가맹점은 9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에도 전국 매장수는 237개에 머물렀고 올해 1월 현재 매장수는 243개에 불과하다. 이중 가맹점은 총 10곳으로 전체 매장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 션 뉴튼 사장 "5천억 투자해 외적성장"
지난해 3월 한국에 부임한 션 뉴튼 한국맥도날드 사장은 여전히 500곳 이상으로 매장을 확대한다는 종전의 선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오는 2015년까지 본사 지원을 통해 총 5천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션 뉴튼 사장은 17일 서울 맥도날드 명동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5년간 총 5천억원을 투자하고 매장 수를 현재보다 2배 가량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맥도날드 매장 수가 다른 나라의 3분의1에 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14.3% 신장되는 등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션 뉴튼 사장은 경쟁업체인 롯데리아에 대해 "점포당 평균 매출은 맥도날드가 더 높다"고 자신했다
가맹사업을 강화해 국내 가맹점을 10곳에서 200여곳으로 약 20배 늘리고, 새로 오픈하는 매장의 80% 이상을 '드라이빙 스루(Drive-thru)'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드라이빙 스루는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탄 채로 음식을 주문하고 받아갈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를 위해 션 뉴튼 사장은 지난해 내내 새 매장을 오픈할 입지조건을 직접 살폈다. 드라이빙 스루 매장을 늘리기 위해 정유사인 SK 에너지, GS칼텍스, SK네트웍스 등과의 협업으로 주유소와 결합한 복합매장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 국내 햄버거업계 2위 "가맹사업 쉽지 않아"
맥도날드는 국내 햄버거업계에서 만년 2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맥도날드 파워가 유독 국내에서만큼을 맥 못추고 있는 상황. 그 배경에는 토종 햄버거 브랜드 '롯데리아'가 있다.
롯데리아는 1979년 10월 서울 소공동에 제 1 호점을 개설한 이래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01년 1월 업계 최초로 600호점을 개점했다. 롯데리아는 2011년 1월 현재 900여개 매장은 운영하는 중이다. 이 가운데 직영점은 110여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가맹점이다.
롯데리아는 직영점보다 많은 가맹점을 운영할 수 있는 비결로 조직화, 시스템 점검을 통한 관리, 유대관계 형성을 통해 긴밀함 등을 꼽았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가맹사업을 강화할 경우 양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도 "사실 500곳 이상 매장을 오픈한다고 선언한게 몇번째인지 모르겠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맹사업 특성상 개인사업자는 전재산을 걸고 가기 때문에 본사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있다"며 "무리한 점포 확장은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