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용품에 중금속ㆍ환경호르몬… 가방속 유해물질 가득
2007-03-15 최영숙 기자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유명 학용품에서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물질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학용품은 학생들이 매일 사용하고, 접촉하기 때문에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가 느슨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새학기를 앞둔 지난 2월 연필, 지우개, 크레파스, 색연필, 찰흙, 색종이 등 19개 제품에 대해 중금속 검출 시험을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 결과를 '소비자리포트' 3월호를 통해 발표했다.
시험 결과 지우개 2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색종이 크레파스 등 12개 학용품에서는 유해 중금속인 바륨이 각각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란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첨가되는 무색무취의 불용성 물질로 인체에 흡수뒬 경우 내분비계 장애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다. 화장품, 장난감, 세제, PVC제품, 어린이 장난감 등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유럽연합(EU)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사용을 0.1% 이상 금지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오는 24일부터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법'에 따라 0.1%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제한다.
바륨은 백혈구 증가증, 단구 증가, 호산구 증가, 각막염, 피부궤양, 과민성 피부염 등을 유발하는 중금속으로 어린이에게 소량이라도 노출되면 건강과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소시모 관계자는 "학용품은 어린이들이 매일 사용하고, 접촉하면서 입에 넣거나 빨기도 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기준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지우개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검출 = 플라스틱이나 PVC재질 등을 사용하여 만드는 지우개 4개 제품에 대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시험을 실시한 결과 부산자갈치 지우개(제조= T' TOC)와 해골지우개(제조=(주)바른손)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의 하나인 DEHP가 각각 20%, 15% 검출됐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모든 완구와 육아용품에 첨가된 프탈레이트 가소제 사용을 0.1% 이상 금지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특히 시중에서 판매하는 지우개의 모양이 립스틱, 과자, 채소 모양 등으로 아이들이 입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성이 우려된다.
이와관련, 산업자원부는 오는 24일부터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법' 자율안전확인 안전기준을 강화하여 지우개의 프탈레이트 가소제(DEHP, DNOP, DBP, BBP)의 함량 중량이 0.1%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제키로 했다.
또한 어린이용 공산품에서 유해물질이나 환경호르몬이 발견되면 판매를 중지하고 언론에 공표하는 '신속조치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소시모측은 "이번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 이상 검출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도록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조업체는 어린이가 입으로 가져갈 우려가 있는 모양의 제품 생산을 자제하고 최소단위 포장마다 쉽게 지워지지 않게 '입에 넣으면 안된다'는 등의 경고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색종이, 크레파스 등에서 바륨 검출 = 중금속 시험은 유해 중금속으로 분류된 납(Pb), 카드뮴(Cd), 비소(As), 수은(Hg), 크롬(Cr), 안티몬(Sb), 셀레늄(Se), 바륨(ba) 등 8개 원소를 대상으로 했다 .이들 8개 중금속 가운데 바륨을 제외한 7개 중금속은 시험 대상 제품 모두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바륨은 시험 대상 19개 제품 중 63%(12개)에서 검출됐다. 산자부 기술표준원이 고시한 자율안전확인 안전기준에 의하면 바륨의 기준량은 1000mg/kg 이하이고 이번 검출량은 기준에 미달되는 수치이다.
그러나 바륨은 체내에 축적되는 중금속으로 백혈구 증가증, 백혈구 감소증, 단구증가, 호산구증가, 각막염, 피부궤양, 과민성피부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비록 소량이지만 지속적으로 바륨에 노출되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