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 '고객만족경영' 통할까?
이석채 회장은 KT의 소비자 불만 챔피언 불명예를 떨쳐버릴 수 있을까?
이 회장이 올 들어 고객서비스를 혁신하겠다며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KT가 올한해 실추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는 이통사 중 소비자 불만이 단연 으뜸이다. 지난 2년 동안 고객들이 한국소비자원의 문을 가장 많이 두드리게 한 전력도 갖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KT는 가입자 100만명당 13.45건의 피해구제신청건수를 기록, 경쟁사인 LG U+(9.26건), SKT(6.16건)보다 가장 높은 소비자 불만율을 기록했다.
KT는 특히 전체 5개 피해 유형(부당요금 청구, 약정 불이행 포함) 모두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는 '기염'을 토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도 KT에 대한 소비자불만 건수가 SKT나 LG U+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렇게 제보된 민원에 대한 해결률도 꼴찌다.
여론의 압력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던 KT가 올해 새로운 선언을 했다.
이석채 회장이 최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11년 목표를 고객서비스 혁신으로 정하고 무결점 서비스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것.
이 회장이 통신업계의 여러 화급한 이슈들을 제치고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는 고객만족을 가장 강조한 데 대해 통신업계 안팎에서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회장은 이어 내부적으로 고객만족 실천을 위한 실행 방안을 마련토록 독려하는 등 바짝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2년을 지난 이 회장이 KT에서 이룩한 업적은 적지 않다. KT와 KTF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로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매출 20조원을 돌파했으며, 무선 데이터 요금을 인하해 무선 인터넷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도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아이폰의 도입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활짝 열었다. KT 내부적으로는 6천명이 명예퇴직 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회사의 경영구조는 보다 탄탄해졌다.
'이룰 만큼 이룬' 이 회장이 임기 마지막에 '기본 중의 기본'인 고객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것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모든 통신사가 마찬가지로 고객만족을 내세우지만 이번의 이 회장은 좀 더 비장한 느낌"이라며 "마지막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는 일종의 화룡점정이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말로만 고객만족을 외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으로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A부터 Z까지 다 바꿔야 하는데 이는 개별 부문장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한다. 합병 당시로 되돌아가 고객의 만족이 발전의 길이라는 철학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뚜렷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석채 회장의 이같은 의지가 그대로 '통할지'에 대해선 대내외적으로 유보적인 반응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KT 고객 불만은 아이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 많은데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없지 않냐"고 꼬집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 회장도 "아이폰은 글로벌 애플 정책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100% 장담은 못하지만, 고객들이 지금보다 훨씬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며 한 발짝 물러선 자세를 취했다.
이 회장의 '고객만족경영'이 KT의 실추된 이미지를 다시 올려세울지 기대가 모아진다.[biz&ceo뉴스/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