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뻗는 저가 항공사들..대형사와 공중 '맞짱'
원화강세와 더불어 올 해 실질 휴일수가 116일로 늘어나며,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의 시장 수성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국내를 기반으로 한 저가항공사들이 대형항공사의 텃밭인 국제선 취항에 본격 나서며 공중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 저가항공 4사는 작년 나란히 1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하며 급성장 했다. 항공수요가 늘어난 덕분이기도 하지만 국제선 취항에 따른 매출 증대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작년 2009년보다 80% 늘어난 15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진에어도 두 배 늘어난 1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70%와 145%씩 매출이 증가해 1200억원과 10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국제선 취항 본격화로 저가항공사들이 평균 30% 이상의 매출신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제주항공은 2114억원, 이스타항공은 1460억원 등의 매출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국제선 비중이 국내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저가항공 국내 넘어 국제로
국내 첫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은 현재 4개국 7개 도시에 8개 정기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4월 인천-방콕 노선으로 국제선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작년에는 김포-나고야, 인천-홍콩, 인천-마닐라, 부산-세부 등의 노선을 열었다.
특히 작년 말에는 황금 노선으로 꼽히는 인천-도쿄 노선을 뚫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진에어는 작년 10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이 단독 운항하던 인천-클락(필리핀) 노선 취항을 시작했다. 인천-마카오, 인천-방콕 노선도 운항 한다.
에어부산은 작년 부산-후쿠오카, 오사카, 나리타 노선 운항을 시작으로 올해는 필리핀 세부와 대만 타이베이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6일 취항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인천-나리타, 인천-홍콩 노선의 정기편 취항 계획을 예고했다. 또 인천-푸켓, 인천-씨엠립 노선도 운수권이 확보되는 대로 취항에 나설 계획이다.
◆저가항공 안전 취약?
저가항공사는 대형항공사에 비해 가격 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선만 구축되면 많은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시장점유율은 2% 정도로 워낙 낮아 노선만 따낸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저가항공의 안전성에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점을 고려할때 본격적인 시장확대가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에 비해 평균 80% 수준의 가격인 데다가 특가 상품의 경우 최대 50%까지도 가격이 싸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안전성과 관련 이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2009년 취항 3년 만에 저가항공사로는 이례적으로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항공운송 표준평가제도인 IOSA 인증을 받았다"며 "작년 하반기에는 새롭게 개정된 '3rd Edition'을 신청 국내 항공사 최초로 '무결점' 인증을 통과 했다"고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제주항공에 이어 진에어 또한 IOSA 인증을 받았다. IOSA 인증을 받은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4개사이다.
저가항공이 초기 운항을 시작할 때나 불거진 문제이지 지금은 그럴 단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수요층 달라, 저가항공 국제선 취항 노터치
저가항공사들의 국제선 취항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하이클래스 고품격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어 저가항공과는 처음부터 수요 타깃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올해 5월부터 A380 5대를 비롯해 A330, B777, B747-8F 화물기 등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부터 A380 6대를 도입한다.
노선 증편에 나선 것과 관련 이 관계자는 "저가항공사에 대한 대응책에서가 아니라 늘어나는 항공수요에 맞춘 것"이라 답변했다. 가격 인하 방침 또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주 10회 운항 중인 호놀룰루 노선을 3월부터 14회로 증편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주 4회 운항 중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4월부터 주 5회로 늘리기로 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