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당하는 美 직장남성 사상최다
2007-03-15 연합뉴스
미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14일 지난 해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남성의 신고 사례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EOC가 공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접수된 직장 성희롱 사례 1만 2천25건 중 남성이 신고한 경우는 15.4%로 10년 전의 11.6%보다 크게 늘면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 자료에는 직장에서 남성을 성희롱 하는 사람이 같은 남성인 지는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지만 직장 내 남성 성희롱은 보통 같은 남성에 의해 저질러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워싱턴 소재 성(性)보호 단체 `젠더 퍼블릭 어드보커시 코얼리션'의 대니 베이커는 "남성들의 직장 내 성희롱 신고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며 이는 남성 간 성희롱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신고하는 남성이나 가해자는 대개 양쪽 다 이성애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장 내 남성 성희롱의 경우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따른 것일 수 있다며 예컨대 한 남성이 직장의 남성 동료로 부터 `사내답지 못한 녀석' 이라거나 `계집애 같은 놈' 등이라는 말로 성희롱을 당할 수도 있는 데 이는 성적인 취향 때문이 아니라 남성성에 대한 고정 관념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했다.
EEOC는 "달갑지 않은 성적 접근이나 성적 호의 요구, 성적인 말과 행위" 등과 맞닥뜨릴 때 성희롱이 일어난다고 밝혔다.
직장 남성의 성희롱 신고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사실은 실제로 성희롱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기 보다는 피해자들이 차별 사례 신고에 더욱 적극성을 띠고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베이커 등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EOC는 한편 지난 해 민간기업 고용주에 대한 직장 내 차별 신고가 7만 5천768건에 이르러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인종 차별(2만7천238건)과 보복성 차별(2만2천555건)이 1,2위를 차지했고 이어 연령(1만6천548건),무능(1만5천575건),출신국(8천327건),종교(2천541건) 등의 순이었다.
나오미 이업 EEOC 위원장은 "이는 21세기에도 직장 내 차별이 여전히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