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침대시트 위 혈흔?..."방 바꿔줄게"

2011-01-28     김솔미 기자

국내 대형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고급 리조트의 허접한 위생관리로 인해 여행 일정을 망쳐버린 소비자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28일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의 고 모(여.34)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4월경 5박 6일 일정의 해외여행을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오게 된 기막힌 사연을 소개했다.

유명 여행사를 통해 여행상품을 구입한 고 씨는 남편과 함께 휴양지로 잘 알려진 코타키나발루로 떠났다. 항공과 고급 숙소가 포함된 2백만원 상당(2인 기준)의 패키지 여행상품이었다.

막상 여행지에 도착한 고 씨는 여행사가 예약해 둔 숙소의 위생관리가 열악한 수준임을 알게 됐다. 그렇다고 이제 와 취소할 수는 없는 노릇.

예약된 숙소에서 묵게 된 고 씨 부부는 3일 째 되던 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고 씨가 사용하던 침대 시트에 누군가의 혈흔까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던 것.



고 씨는 곧바로 현지에 있는 해당 여행사 지사에 항의했고, 관계자로부터 “방을 업그레이드해 바꿔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기분을 망쳐버린 고 씨는 더 이상 여행지에 머무르며 휴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이 같은 숙소를 안내해 준 여행사를 믿을 수 없다”며 여행일정 하루를 남겨둔 채, 다시 항공권을 끊어 서울로 돌아왔다.

휴가도 엉망이 되고, 비행기 삯까지 추가 지불하게 된 고 씨는 "수개월이 지난 지금껏 여행사로부터 숙박비 환불 외에는 어떤 손해배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여행사 관계자는 “숙박비는 환불해 줄 수 있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호텔은 현지에서도 서비스가 뛰어난 호텔로 알려져 있는 만큼 고 씨와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서비스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점은 유감이지만 룸 업그레이드 등 충분한 조치를 취하려고 노력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무작정 일정을 벗어나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했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