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 사냥식 정부 물가조사 기업들 불만 터져
"해도 너무해"
뛰는 물가를 잡기위한 정부의 강압적인 가격 조사에 기업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최근 가격을 조사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들이 직원들의 컴퓨터를 살피고 수첩 메모까지 뒤진 것으로 알려지며 '범죄인'취급을 받는다는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오고 있다. .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과업계 1~2위인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최근 공정위의 직권조사를 받았다. 공정위 조사관 2~3명이 사무실에 들이 닥쳐 직원들의 PC를 살피고 일부는 수첩 메모까지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사를 받았던 직원들은 "조사가 아니라 수사를 받는 느낌이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공정위의 이같은 서슬퍼런 분위기에 눌려 이들 제과업체들은 봄철이면 단행하던 가격인상을 포기하거나 무기한 유보키로 결정했다.
제과업체 관계자는 과자 가격인상 여부에 대해 "최근 오리온등 일부 제과업체들이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다. 곡물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가격 인상은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
제과.제빵에 필수적인 밀가루의 경우 정부의 가격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9년 8월 설탕 출고가를 평균 8.9% 올린지 보름만에 밀가루 가격을 평균 9.3% 내렸다. 이후 국제 밀 거래가격은 크게 급등했지만 정부 눈치를 보느라 인상은 엄두도 못내고 냉가슴만 앓고 있다. 최근 국제 소맥가격은 작년 초에 비해 70%가까이 오른 상태다.
이때문에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분 등 소재업체들은 최근 영업이익도 급감하고 있다.
제분업체 관계자는 "올해 원가와 매출을 추정해 봤는데 답이 안나온다"며 "물가안정이 시급한 정부 과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시장경제를 무시하고 막무가내식으로 기업들만 비틀고 있는 것은 더 큰 부작용만 가져올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5일 김동수 위원장 취임 이후 ‘가격불안품목 감시·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밀가루와 식음료, 치즈, 김치·단무지 등 반찬류, 기타 식자재, 주방용품 등의 가격담합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정부의 강도높은 압박으로 풀무원식품, CJ제일제당, 대상, 동서식품등 대형 식품들은 이미 두부 당면 커피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소폭 내리거나 인상을 보류하는등 물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