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택배 대란 조짐...피해 예방 10계명

물량 폭증하는데 폭설 한파로 배송지연 다반사...예년보다 서둘러야

2011-01-28     박민정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국적으로 폭설까지 이어지면서 택배 대란이 일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도로는 대부분 제설이 이뤄져 큰 영향이 없지만 소도시나 지방등은 주택가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눈이 그대로 얼어 있어  배송이 어려운 상황이다. 

배송지연으로 설 명절 선물 등이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관련업체와 소비자 모두 사전 대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연일 내린 폭설로 인해 배송차량이 얼어붙은 도로 위를 조심조심 이동 중이다.



◆ 설, 추석 등 성수기 택배 사고에 대한 민원 폭주  

매년 설이나 추석 명절이 되면 고마운 분들에게 보내는 선물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택배 지연은 물론 분실, 파손 사고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폭주한다. 평소와 달리 정확한 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선물로써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물론, 과일이나 식음료 등의 경우 배송지연시 변질로 인해 주고받는 이 모두 낯을 붉히게 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 

강원 동해시 천곡동에 사는 이 모(남.28세)씨는 최근 여자 친구의 생일 선물로 부츠를 구입해 KGB택배에 배송 의뢰했다.

생일인 17일에 맞춰 배송해 줄 것을 신신당부했지만 제품은 도착하지 않았다. 확인요청에도 매번 연락해 주겠다는 답변뿐이던 업체는 며칠이 지나서야 “물품을 분실했다. 동일한 제품을 구입해서 보내주겠다”고 대응했다. 

게다가 보상마저 차일피일 미루더니 “증빙자료 등을 첨부해서 보내면 보상절차를 진행하겠다며 배짱을 부렸다.

이 씨는 "설 명절을 앞둔 시기라 배송량이 많아져서라고 하지만 약속한 날짜를 지킬 수 없다면 수하물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이 모(여.30세)씨 역시 지난해 추석 연휴을 얼마 앞두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선물용 화장품을 구입했다 낭패를 겪었다. 배송을 맡은 동부택배가 5일이 지나도록 물건이 연락이 없자 배송조회를 해 본 이 씨는 그제야 본인의 물품이 ‘배송출발’ 상태임을 확인했다.

하지만 다시 3일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라 고객센터로 문의를 시도했지만 업무를 하고 있지 않았다.

일주일이 넘도록 배송을 받지 못한 이 씨는 “추석연휴 물품량이 많아 배송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은데, 일선에서 상황을 조율해야할 고객센터는 사고접수 창조차 열고 있지 않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배송출발’이라고 조회되는 배송물이 주문 8일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았다.
 

택배업체 ‘명절 대란’ 앞두고 대응법 마련?

폭설로 인한 기상악화에 불구하고 어김없이 설 명절 특수기를 맞아 택배 물류센터들은 너나할 거 없이 24시간 비상 운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에서 발송하는 선물세트가 예년에 비해 2 배에 달하고, 전반적으로 20% 이상 배송물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로지엠 관계자는 올 해 설 특수기인 1월17부터 2월1일까지 1천520만 배송 건이 예상. 이는 전년 동기대비 35.7% 증가된 수치다. 설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전국 물류센터와 지점, 콜 센터에 추가 차량과 인원을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우체국택배 역시 배송지연에 대비해 택배 작업 인력을 충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인력으로 물건을 옮기는 등 기상상의 문제를 극복하고 배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설 연휴를 대비해 긴급회의는 물론 일기변화를 시시각각 체크하고 있다. 특별 수송기간으로 정하고 특별 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원활한 배송을 위해 총력을 기울린 상태. 눈 피해를 막기 위해 체인, 모래주머니 등 제설장비를 충분히 구비·설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배송이 지연될 경우 고객에게 미리 전화를 해 양해를 구하고 있다만일 설 연휴 급한 배송 건이 생긴다면, 가까운 편의점을 이용하면 다음날 배송물을 받아 볼 수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로젠택배 관계자는 택배 주택가 골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쌓여 있어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배송차량과 물류장비를 확충하는 등 비상운영체제에 돌입. 또한 택배 기사들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택배 측은 예상했던 것보다 긴급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명절 특수기가 되면 평상시보다 2배 이상의 물량이 집중돼 배송지연 사례가 발생할 수 있지만 국내 최대 네트워크 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설연휴 폭증한 배송물량으로 인해 택배업체는 배송물을 분류하는 인력을 충원하는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배송지연에 대비한 사전․사후 대책?

매년 명절이 되면 물량 집중으로 인한 지연배송이 반복되는 만큼 연휴 10일 전에 미리미리 택배예약을 해 두는 것이 좋다. 특히 물량이 최고조에 달하는 설 일주일 전에는 생선, 과일 등 변질이 쉬운 식품은 택배 이용을 피해야 한다.

또한 가능한 배송비용은 착불보다는 선불결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착불 시 수신자를 만나지 못할 경우 다음날 재방문하는 불편함이 있고, 후순위 제품에 밀려 배송이 지연될 수 있지만  선불 시 부재중에도 아파트 경비실에 맡기거나 수령 장소를 변경이 용이하기 때문.

만약 배송 지연 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택배표준약관은 ‘인도예정일이 초과한 경우 초과 일수에 사업자가 운송장에 기재한 운임액 50%를 곱한 금액’을 보상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운송장 기재 운임의 200%를 한도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표준약관상 ‘무형 손해’에 관해선 택배업체에 보상 책임이 없다. 발송 기한이 정해져 있거나 개인정보가 들어 있는 중요한 서류 등은 직접 전달하는 것이 택배보다 안전하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설과 같은 명절에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미리 배송을 의뢰하는 것이 좋다. 부패나 변질이 우려되는 물품은 ‘특송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