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AI·한파…설 앞두고 밥상물가 급등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인한 가축 대량 살처분으로 인한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돼지고기값과 닭고기 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
설상가상으로 한파와 폭설로 인해 야채와 생선 공급이 급감하면서 이들 품목의 가격도 치솟고 있어 설을 앞두고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달 넘게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구제역 여파로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26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돼지고기 지육가는 1kg에 8천413원을 기록,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올들어 이달 26일까지 평균가격도 5천50원으로, 작년 1월 평균 돼지고기 도매가인 3천859원보다 56% 가량 급등했다.
AI 확산으로 가금류 대량 살처분과 이동제한 영향으로 닭고기와 계란, 오리고기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의 시세정보에 따르면 26일 현재 생계 1마리는 2천200원으로, 한달전 1천600원보다 37% 가량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달걀(특란)도 개당 167원으로, 한달 전에 비해 12.8%, 1년전에 비해서는 31.4%나 뛰었다.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산란율이 떨어진데다 AI 확산으로 인해 산란계 숫자도 줄어들어 달걀 공급이 감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2kg짜리 통오리 도매가는 9천원으로, 1년전에 비해 18% 가량 올랐으며 특히 AI가 급격히 확산된 최근 한달 사이에 12.5% 인상된 것으로 한국오리협회는 집계했다.
채소와 생선도 한파와 폭설 등으로 공급이 줄어들면서 역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농수산유통공사의 배추 도매가는 25일 현재 1㎏에 1천380원으로, 1년전에 비해 무려 171%나 뛰었고, 대파 역시 1㎏에 3천800원으로 151%나 올랐다.
배추와 대파 등 채소는 당장 설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한파와 폭설로 출하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어 한동안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갈치와 고등어 등 밥상에 자주 오르는 생선 값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귀포수협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갈치 도매가(30마리)는 12만3천원에 거래되고 있는 데 이는 한달전에보다 12% 오른 것이다.
26일 부산 공동어시장 경매가 기준으로 400g이상의 고등어(중급)는 ㎏당 8천842원으로 한달 사이 41% 올랐고, 1년전에 비해서는 174%나 폭등했다.
수산물 유통업계는 "우리나라 근해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고등어 개체수는 늘었지만 먹이경쟁으로 몸집이 작아져 밥상용 고등어 공급량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